달콤 쌉싸래한 맛으로 몇 세기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초콜릿’. 때로는 연인들의 사랑의 징표로, 때로는 고마운 마음과 함께 전하는 선물로, 그리고 때로는 아이들에게 가장 달콤한 간식으로 초콜릿은 오랜 시간 동안 사랑 받아오고 있습니다. 17세기부터 초콜릿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아이콘 중에 하나로 여겨져 왔는데요. 오늘은 프랑스에서 중요한 행사 때면 빠지지 않는 중요한 ‘음식’, 초콜릿에 대한 특별한 전시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파리 곳곳을 누비는 초콜릿 기차
매년 4월은 프랑스에서 가장 초콜릿 판매량이 많은 달입니다. 발렌타인 데이가 있는 2월도,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도 아닌 4월에 초콜릿이 많이 팔리는 이유는 바로 ‘부활절’이 있기 때문인데요. 프랑스에서는 부활절에 장식된 달걀 대신 달걀 모양 또는 부활절 토끼 모양의 초콜릿을 선물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4월 첫 주 일요일인 부활절을 앞두고, 파리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열렸는데요. 그 중에서도 올 해는 ‘초콜릿을 싣고 가는 기차’라는 특별한 테마의 전시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Train Du Chocolat“. 이른바 ‘초콜릿 기차’라는, 이름에서부터 달콤함이 느껴지는 이번 전시는 파리 몽파르나스 역을 거쳐 리옹역, 오스트랄리치역, 북역, 동역 그리고 생나자르역까지 파리에 위치한 6개 역에서 10일 동안 펼쳐졌습니다. 초콜릿의 역사와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 그리고 초콜릿을 직접 맛 보고 구입할 수 있는 상점 등으로 기차 4칸을 가득 채운 이 전시는, 각각의 역을 순회하며 기차역에 오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달콤함을 선사했습니다.
초콜릿 빛깔로 뒤덮힌 4칸의 웨건 기차, 그리고 그 앞의 플랫폼에서는 이 달콤한 기차에 올라탈 관람객들을 반기는 역무원이 서있습니다. 기차표를 검표하는 대신, 역무원은 ‘달콤한 전시를 즐기세요’라며 말을 건네는데요. 즐거운 마음으로 기차에 올라타는 순간, 우리는 기차 안에 가득한 강렬한 초콜릿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초콜릿을 알아가는 달콤한 시간 |
전시는 단순히 초콜릿 공예의 아름다움과 초콜릿의 맛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역사적, 사회적으로 초콜릿이 어떻게 지금까지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했는지 보여줍니다. 앞쪽 두 량의 기차 칸에서는 초콜릿의 기원과 초콜릿이 전파된 경로에 대해 자세히 다룬 자료들을 볼 수 있고, 마지막 두 량의 기차 칸에서는 초콜릿 장인 이브 튀리(Yves Thuriès)의 초콜릿을 맛 보고 구입할 수 있는 데요. 이브 튀리는 두 차례나 프랑스 최고 장인으로 뽑힌 초콜릿 장인으로, 최고의 카카오로만 제품을 만들기로 유명합니다. 다양한 원산지의 카카오로 만든 그의 초콜릿을 통해, 그 맛을 비교해 보는 것 또한 우리가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네요.
어딘가 멋진 곳으로 나를 싣고 데려다 줄 것만 같은 기차, 그리고 편안한 휴식에 힘을 더해주는 달콤 쌉싸래한 초콜릿. 이렇게 전혀 다를 것 같은 두 개의 테마는 ‘심신의 휴식’이라는 한 개의 목적으로 만나 달콤한 전시를 만들어 냈습니다. 비록 초콜릿 기차를 타고 어딘가를 향해 떠나지는 못하겠지만, 기차에 올라타 잠시나마 초콜릿의 맛과 향을 즐긴 뒤 다시 기차에서 내리는 과정은, 잠시 짧은 여행을 한 듯 기분 좋은 행복감을 가져다 줄 것 같네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약’이라 불리는 초콜릿. 프랑스인들이 진한 다크 초콜렛을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카카오가 주는 ‘활력’을 즐기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주머니 속 작은 초콜릿 하나, 그것은 오늘의 피곤을 잊게 해주는 약보다도 강한 활력제가 될 것입니다.
- 파리 통신원 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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