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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요리 영화/3월 영화 추천/파리 엘리제궁] 대통령의 식탁을 책임진 여성 셰프의 실화,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

‘소울 푸드’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때때로 맛있는 음식은 그 어떤 것보다 지쳐있던 마음을 힐링해주는 치유제가 되곤 합니다. 최근 스타 셰프들이 등장하는 다양한 푸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미식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져 있는데요. 3월, 미식의 나라 프랑스의 화려한 요리들을 만나볼 수 있는 쿠킹무비 <엘리제궁의 요리사>가 찾아왔습니다.


엘리제궁의 홍일점, 주방을 휘어잡다



보는 것만으로 침을 꼴깍 삼키게 되는 풍성하고 맛깔난 프랑스 요리가 스크린 가득 펼쳐집니다.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는 프랑스의 제 21대 대통령이었던 ‘프랑수아 미테랑(Francois Mitterrand)’의 개인 셰프, 라보리 셰프의 이야기를 담은 쿠킹무비입니다. 대통령 관저인 파리 '엘리제궁(Palais de l'Elysee)'의 유일한 여성 셰프였던 라보리 셰프는, 1988년부터 1990년까지 실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개인 셰프였던 ‘다니엘레 델푀’를 모델로 한 인물인데요.



프랑스의 남서부 지방 페리고르에서 송로버섯 농장을 운영하던 요리사 라보리가, 우연히 미테랑 대통령의 개인 셰프 제의를 받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남성 셰프들로 가득한 엘리제궁의 주방에서, 홍일점인 라보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언제나 당찬 모습으로 미테랑 대통령의 식탁을 책임지는 일에 전념하는데요. 격식을 차린 정통요리가 주를 이뤘던 엘리제궁에서 라보리 셰프가 차별화된 본인만의 홈쿠킹 요리를 선보이면서 이야기는 점점 흥미를 더해갑니다.


대통령의 마음을 녹인 따뜻한 레시피


미테랑 전 대통령은 프랑스 최초의 사회주의자 대통령으로, 문화적 소양이 깊을 뿐만 아니라 특히 음식에 있어 취향이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했는데요. 그런 대통령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낸 라보리 셰프는, 격식을 차린 요리보다 소탈하지만 맛깔난 음식으로 대통령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하지만 실력을 인정받을수록 거세지는 동료 셰프들의 시기와, 그녀를 짓누르는 엄격한 규율과 명령 속에 어느덧 회의를 느끼게 되는데요. 이어 그녀는 진정으로 음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과 함께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나게 됩니다.



영화 속에는, 연어로 속을 채운 양배추 요리와 허브 양갈비 구이, 그리고 송로버섯 요리와 과일을 가득 얹은 달콤한 디저트 등 라보리 셰프가 마음을 담아 마련한 따뜻한 프랑스 가정식들이 등장하며 눈을 즐겁게 하고 침샘을 자극합니다. 한편, 화려한 엘리제 궁에서 소신대로 자신의 레시피를 선보였던 라보리 셰프의 모습처럼, 보다 정직한 노동을 향한 열망과 인간적인 자유로움을 나타내는 공간도 함께 등장하는데요. 화려함으로 가득한 엘리제궁과 그 이후 라보리 셰프의 삶이 교차적으로 보여지면서 영화는 매력을 더해갑니다.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는 호화로운 엘리제궁으로 직접 관객들을 초대하며, 마치 실제로 프랑스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이윽고, 겉으로만 보이는 화려함 뒤에 존재하는 정직한 노동과 즐거움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하며 영화는 긴 여운을 남기는데요. 올 봄, 즐거운 쿠킹무비 한편으로 무미건조했던 감성에 맛깔난 양념을 솔솔 뿌려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