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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레앙 잔다르크 페스티벌(Fete de Jeanne d’Arc)

최근 케이블 TV에서는 그리스로 떠난 시니어들의 여행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발자취를 따라간 그들의 여행처럼, 가끔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먼 옛날의 흔적을 느껴보기 위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프랑스에서도 매년 4월이 되면 한 역사적 인물을 기리는 축제가 개최된다고 합니다. 바로 영국과의 백년전쟁에서 프랑스를 승리로 이끈 영웅, 잔다르크를 위한 ‘오를레앙 잔다르크 페스티벌’인데요. 독특한 중세적 분위기를 가득 품은 축제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 잔다르크의 도시, 오를레앙을 만나다
 

 


오를레앙은 파리 남서쪽 130km 지점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잔다르크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곳에서는, 광장 중앙에 우뚝 서있는 잔다르크의 동상을 시작으로 도시 곳곳에서 잔다르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백년전쟁 당시, 영국군에게 영토의 3분의 1가량을 빼앗긴 비극적인 전시 상황에 하늘로부터 ‘프랑스를 구해야만 한다’는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외치는 소녀, 잔다르크가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16세의 나이로 군사를 이끌고 프랑스군의 진격을 유도하며 잔다르크는 전투를 승리로 이끌게 되는데요.



하지만 이후, 잔다르크는 동료에게 배반당하고 영국군에게 잡혀 이단자로 화형 당하는 비극을 겪게 됩니다. 그녀가 죽은 후 샤를 7세가 그녀의 유죄를 무효화시키면서 1920년, 잔다르크는 카톨릭 교회에서 다시금 ‘조국의 성녀’로 추앙 받게 되는데요. 이후 잔다르크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오를레앙 잔다르크 축제’는, 약 500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약 10일간 오를레앙에서 펼쳐지는 축제기간 동안, 오를레앙 역과 잔다르크 동상이 위치한 광장을 중심으로 거리 곳곳은 잔다르크를 상징하는 대형깃발로 장식됩니다.


■ 중세의 낮과 밤을 느낄 수 있는 축제
 


 


오를레앙의 랜드마크인 생 크루아 대성당(Sainte Croix Cathedral)의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성녀가 된 잔다르크의 모습이 새겨져 있는데요. 잔다르크 축제 기간 동안 오를레앙 대성당에서는 성인이 된 잔다르크를 위한 기념미사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성당을 나와 거리로 나서면, 마치 중세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분위기가 거리를 가득 채웁니다. 말을 타고 깃발을 손에 든 중세 기사들의 가장행렬을 비롯해, 마녀, 귀족, 서민 등 다양한 중세 복장을 한 사람들의 퍼레이드가 뒤를 이으며 관광객들을 모두 중세시대로 초대합니다.



축제의 낮 동안 퍼레이드가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면, 축제의 밤에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행사가 펼쳐지는데요. 바로 잔다르크를 상징하는 색색의 조명을 오를레앙 대성당 건물에 쏘아 보여주는 ‘송 에 뤼미에르(Son et Lumiere)’ 행사입니다.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조명쇼와 함께 열리는 콘서트에, 오를레앙의 밤은 축제의 열기로 가득찹니다. 근처 시장에서는 중세시대와 관련된 다양한 물건들은 구경하는 재미도 있는데요. 말 타기 체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랑스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중세시장 또한 잔다르크 축제의 소소한 재미를 더해줍니다. 



프랑스 오를레앙에서는 마치 전설 같은 인물 잔다르크와 그녀의 이야기를 좇아, 이 도시로 온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용감무쌍한 영웅의 기상과 중세시대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파리에서 약 1시간 30분을 달리면 닿을 수 있는 도시, 오를레앙으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