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파리 거리, 귀스타브 카유보트>
날것의 느낌이 배제된 채 클래식한 기운이 완연한 파리의 거리는 마치 시간을 머금은 듯 합니다. 이는 파리의 상징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물인 에펠탑만큼 노골적이지 않더라도 고유의 색깔을 지닌 다양한 건축물들이 있기에 가능할 텐데요. 루이까또즈의 최초 사무실이 위치 했던 방돔 광장을 비롯하여 파리의 완성시켜 주는 파리의 건축물들을 소개합니다.
파리의 중심 리볼리 가에 위치한 국립 박물관인 루브르 박물관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대영박물관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박물관입니다. 많은 분들이 루브르 박물관을 생각하면 투명한 피라미드를 제일 먼저 생각할 만큼 상징적이 된 유리 피라미드 조형물은 미테랑 대통령의 ‘그랑 트라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1989년 프랑스 혁명 200주년 기념 해에 완공된 유리피라미드는 루브르 박물관의 중앙에 위치하여 루브르의 외관을 완전히 탈바꿈 시켰는데요. 만들어질 당시에는 루브르 궁을 개조해 고풍스러움을 살린 본관의 아름다움을 해친다는 비난의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한다는 상징성을 띄며 루브르 박물관을 대표함과 동시에 파리의 주요 건축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프랑스어로 ‘neuf’는 ‘새로운’이라는 뜻으로 퐁네프 다리는 '새로운 다리'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입니다. 1607년에 완공된 이 다리는 목조다리로 처음에 건설되었는데요. 그 후 나무들이 낡으면서 다리를 재건하는 사업에 착수 했고, 첫 번째로 완공된 석조다리가 바로 퐁네프 다리입니다. 당시 새로운 양식의 다리를 짓는다는 의미에서 퐁네프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퐁네프 다리가 유명해 진 것은 줄리엣 비노쉬와 드니 라방 주연의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 때문입니다. 퐁네프에서 노숙하는 남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여인의 운명적 사랑을 담은 영화인데요. 정작 영화촬영 당시에는 시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아 촬영은 세트 장에서 이루어졌지만(퐁네프 다리를 세트로 재현하느라 제작비가 2억프랑에 육박했다고 하죠.), 이 영화 덕택에 퐁네프 다리는 파리의 명소로 자리잡게 됩니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 중>
방돔 광장은 프랑스 파리의 제1구에 위치한 광장으로 주변에 고풍스런 건물들이 커튼을 치듯 둘러싸고 있는 팔각형 모양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1702년 루이 14세의 명에 의해 궁정건축가 망사르의 설계로 처음 만들어졌는데요. 광장의 이름은 지역의 영주였던 방돔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만들어질 당시에는 루이 14세의 기마상이 있었지만 프랑스 혁명으로 파괴되었는데요. 광장 가운데의 탑은 나폴레옹이 아우스테를리츠 전투의 승리를 기념하여 세운 기념탑입니다.
음악가 쇼팽이 생을 마감한 장소이자 코코 샤넬이 오래도록 숙소로 이용했던 리츠 호텔을 비롯해 수 많은 명품샵과 부띠끄들이 밀집해 있는 장소이기도 한 방돔 거리. 파리의 상류 사회의 문화를 엿볼 수 있고, 다양한 브랜드들이 밀집해 있어 현재는 화려한 쇼핑의 거리로 유명한데요. 패션피플이나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잇 플레이스 이기도 합니다.
방돔 광장은 루이까또즈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입니다. 베르사유의 장인 폴 바랏이 ‘루이 14세’라는 의미의 루이까또즈를 브랜드로 사용하며 창립한 곳이 바로 방돔 광장입니다. 최초 사무실이 방돔 광장에 위치 했고, 지금의 루이까또즈가 있게 한 시초이자 출발지가 되었습니다.
파리를 이루는 한 조각으로 완연히 빛나고 있는 파리의 건축물들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각자 다른 역사를 지녔지만 조화를 이루며 파리라는 도시의 감성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한데요. 오늘 소개한 파리의 건축물들을 직접 마주할 기회가 생긴다면, 외형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숨겨져 있는 의미를 되새겨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