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아름다움은 다채로운 색감과 풍요로운 향기만큼이나 좋은 기운을 감돌게 합니다. 나의 공간에 가져다 놓은 꽃이 아니더라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풀꽃 하나, 페스티벌에서 보게 된 풍성한 꽃의 행렬은 그 순간을 더 아름답게 해주죠. 이러한 꽃의 아름다움은 예술가들에게도 남다른 영감을 주어 캔버스에서 새롭게 태어나도록 해주었는데요. 만개한 꽃이 가득한 정원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모네, 꽃에 슬픔과 기쁨을 담은 고흐, 그리고 풍성한 꽃다발로 행복함만을 전달하고 싶었던 르누아르까지. 명화 속에서 재창조된 꽃들을 만나보겠습니다.
만개한 아름다움, 모네
<The Artist’s Garden At Argenteuil, Monet>
모네는 자신의 정원의 다채로운 꽃들을 화려하고 섬세하게 캔버스에 옮겼습니다. 북 프랑스의 작은 마을인 지베르니에 정착한 후 직접 디자인하고 가꾼 그의 정원인데요. 정원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던 모네는 생전에 수 많은 지인과 화가들을 이 정원으로 초대하며 자랑했습니다. 모네의 정원에 대한 애정은 그의 작품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지베르니 정원을 소재로 수 많은 그림을 그렸는데요. 앞서 소개한 <아르장퇴유의 화가의 정원>은 그 중 가장 아름다운 그림으로 꼽힙니다. 파리를 떠나 아르장퇴유로 정착한 그는 이 곳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게 되는데요. 평온한 마음 덕분인지 모네가 아르장퇴유에서 그린 그림들은 평화롭고 따스한 느낌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Poppies At Argenteuil, Monet>
슬픔과 광기, 그리고 한 번의 희망 반 고흐
<Almond Blossom, Gogh>
자신의 귀를 잘라버리고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자살로 생을 마감했던 삶은 지독하게 음울했지만 남겨진 그림만은 너무도 아름다웠던 화가 반 고흐. 그 역시도 꽃을 즐겨 그린 화가 중에 한 명인데요. 그의 그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생기와 희망이 감도는 아몬드 나무는 그의 동생 테오가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에 잉태의 기쁨에 대한 축하를 담아 그렸던 작품입니다. 청량한 푸른 컬러에 아이보리의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꽃들이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그림입니다.
<Irises, Gogh>
강렬하고 힘차게 피어 오른 아이리스가 아름답지만 평화롭지만은 않은, 마치 모든 것을 소진해버리려는 듯한 함축적인 생명력이 느껴지는 이 그림은 고흐가 자살로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완성한 그림입니다. 아이리스는 고흐가 생명의 끈을 놓아버리기 직전의 막바지 시기에 까마귀와 더불어 집착했던 대상이기도 한데요. 아이리스의 보랏빛 음울함이 고흐와 왠지 닮아 슬퍼 보이는 그림입니다.오직 행복만을, 르누아르
<Roses, Renoir> <Bouquet Of Spring Flowers, Renoir>
고흐가 꽃을 통해 당시의 슬픔과 처절함 혹은 잉태의 기쁨을 담고자 했던 것과 달리 르누아르는 아름다운 꽃이 주는 행복감만을 오직 캔버스에 담고자 했습니다. 풍성한 꽃들과 다채로운 색감의 조화로 그의 그림을 통해 행복을 주고자 했는데요. 이는 르누아르 자신의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좌절과 고통을 주제로 삼기 보다는 예쁘고 사랑스럽고 행복한 세계를 그리고 싶어했습니다. 그것이 그의 예술가로써의 한 인간으로써의 본성이었고 다만 그는 그 감정에 충실했습니다. 노년에는 류머티즘에 걸려 붓을 들기조차 힘겨워 했지만, 죽기 몇 시간 전까지도 그림을 그리겠노라고 간병인에게 아름다운 꽃을 주문했다는 그는 그림에서도 삶에서도 낙관으로 충만한 아름다운 화가였습니다.
<Crown Of Roses, Renoir>
베르사유 정원의 장미를 담은 루이까또즈의 로고
영원한 품격과 가치를 상징하는 루이까또즈의 로고 심볼 역시 꽃을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베르사유의 정원을 붉게 수놓았던 장미의 형상을 재창조 했는데요. ‘Louis Quatorze’의 ‘L’과 ‘Q’를 화려한 선과 선의 만남으로 결합해 장미의 문양과 흡사한 형태의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프랑스 귀족의 품격과 현재의 세련미를 더한 루이까또즈만의 철학을 담으면서 베르사유의 정원에 피었던 장미처럼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캔버스를 수놓은 각양각색의 꽃들과 루이까또즈 심볼의 모티브가 된 문양까지 살펴보았습니다. 꽃의 아름다움은 밋밋한 길거리, 메마른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할 뿐만 아니라 캔버스 위에서 브랜드의 상징으로서 재창조 되어 삶을 다채롭게 하고 있습니다. 만개한 꽃들로 가득할 봄으로 들어가고 있는 요즘, 겨우내 목말랐던 꽃의 향기를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culture > frenchinfr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 폴 구드/구드말리온] 패션으로 승화된 명성황후 (2) | 2012.03.30 |
---|---|
[루브르박물관/퐁네프다리/방돔광장] 감성을 머금은 파리의 건축물 (0) | 2012.03.30 |
[제인버킨 내한공연/세르쥬 갱스부르/샤를로뜨 갱스부르] 프렌치 시크의 아이콘, 제인버킨 (0) | 2012.03.22 |
[프렌치시크/프렌치보그/보그편집장] 프렌치시크를 싣다, 카린 로이펠드 (0) | 2012.03.20 |
[파리봄축제/카니발] 파리 중심가에 불어 온 즐거운 봄 기운 '콜렉트카니발' (0) | 2012.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