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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PCA/Grasse/프랑스향수] 보이지 않는 옷, 향수의 모든 것

향기는 언제나 우리 생활 속에 존재합니다. 향기를 통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하며 무언가에 호감을 느끼기도 하고, 때론 불괘함을 느낍니다. 혹은 어린시절 아빠의 스킨향기와 엄마가 만들어주시는 음식들의 고소한 냄새처럼 추억을 기억하는 하나의 장치이기도 하며, 특히 사람마다 각기 다른 향기는 그 사람의 성격, 취향과 함께 기억됩니다.
향수의 종주국이자 대표국은 바로 루이까또즈의 고향 프랑스인데요. 루이 14세 시대부터 시작된 프랑스 향수산업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명품 향수와 세계 제일의 조향사들이 탄생하는 프랑스. 그 곳의 향기로 루이지엔 독자분들을 초대합니다.


사라지지 않는 향기의 기억, 향수의 모든 것

사람의 오감 중 가장 예민한 곳이 바로 후각입니다. 그 만큼 코를 자극하는 향기는 그 어떤 것들 보다도 사람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머무르게 되는데요. 프랑스 향수문화를 알아보기에 앞서 향수에 대해 몇 가지 살펴볼까 합니다. 

향수는 보통 그 농도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분류됩니다. 우선 가장 농도가 짙은 퍼퓸(perfume)은 진하고 지속력이 길다는 장점이 있어 장시간 외출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제품입니다. 오드퍼퓸(Eau de perfume)은 5%~15%의 농도로 향기에 깊이가 있으면서도, 퍼품보다 경제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향의 지속시간은 4~6시간 정도로 아침,저녁 서로 다른 향을 연출하고 싶다면 오드퍼품을 추천해드립니다. 오 데 뚜알렛(Eau de tollete)은 상쾌하고 가벼운 과일향의 향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제품으로  향이 엷은 편이지만 신선하고 상큼해서 간편하게 전신에 뿌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 데 코롱(Eau de cologne)은 일명'샤워코롱'이라고 불리는  가장 낮은 농도의 향수를 일컫는 말로, 체취가 신경쓰이는 날이나, 잠들기 전  가볍게 사용하시기에 좋습니다.

향기를 창조하는 사람, 조향사

프랑스 향수가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이유는 향기에 대한 대중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고자 노력한 훌륭한 조향사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조향사로는 1828년 프랑스 파리 설립이래 5대에 걸쳐 조향사로 활약하며 800개가 넘는 향수를 개발한 향수의 명가 겔랑을 비롯, 베르사이유에 있는 향수 박물관인 Osmotheque의 설립자 케르레오, 2009년 프랑스 문화부로부터 조향사로의 업적을 인정받아 기사작위를 수여받은 프랜시스 커크쟌 등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향료를 배합해 새로운 향을 만들어내는 조향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다소 생소한 직업 중 하나인데요. 조향사가 되기 위해서는 예민한 후각뿐 아니라 화학과 생물에 대한 깊은 소양이 요구됩니다.


세계 최고의 향수전문학교,  ISIPCA

유명한 조향사들이 프랑스에서 배출될 수 있었던 이유는 향수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관심이 교육분야로까지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차로 약 5분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ISIPCA는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향수 전문학교로 향수 전문 조향사를 양성할 목적으로 1970년 설립되었는데요. 현재는 향수 뿐 아니라 화장품 식품향료까지 그 분야를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그 명성만큼이나 입학조건도 까다롭기로 유명해 높은 수준의 불어 실력은 물론, 화학, 생물등에 대한 지식이 요구됩니다. 입학이 되고 나서 수료하는 과정도 험난합니다. 천연향과 화학향을 합친 수 백가지의 향 중 기본적인 350가지의 향을 구분해 내는 테스트를 일주일에 한번씩 받는 스파르타 식 교육 및 이론과 실습이 겸비된 수업을 받으며 최고의 조향사가 되기 위한 자질을 채워나가게 됩니다. 이러한 시스템 통해 세계 초고의 향수 전문가들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향수의 본 고장, 그라스(grasse)

조향사들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그라스는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입니다. 천재적 후각 타고난 그르누이의 기묘한 삶을 그린 파트리크 쥐스킨스의 소설 <향수>의 배경이기도 한 이작은 마을은 어느덧 관광명소로 떠오르게 되었는데요.그라스가 향수문화의 중심지가 된 이유는 다양합니다. 중세 시대부터 가죽 가공업으로 번창한 그라스는  가죽을 가공할 때 나는 냄새가 너무 심해 이를 없애기 위해 향료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향수산업이 발달했다고 합니다.
다른 이유는 지형적 조건이 강우량이 적고 온난하며, 향료의 원료가 되는 오렌지꽃, 라벤더, 장미, 미모사, 자스민, 바이올렛 등의 식물이 잘 자라는 토양이어서 향료를 만드는 데 최적의 조건이 때문인데요, 18세기에 이르러 가죽공장의 조향사들이 독립해 회사를 세우면서 프랑스 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향수 도시가 되었습니다.
향수의 본고장이라는 별칭답게 그라스에는 향수의 역사는 물론 향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향수 박물관은 물론, 직접 나만의 향수를 제조해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문명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향수의 역사의 중심에는 프랑스가 있습니다. 향수가 프랑스의 대표적 문화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향수를 단순히 개인 아이템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문화로써 인정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교육을 해 온 결과입니다. 시간을 뛰어넘는 프랑스만의 매력적인 향수문화가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