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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카르티에 브레송/퐁피두센터] 삶의 모든 순간 <결정적 순간들> - Henry Cartier Bresson


현대인들에게 기록이라는 관념은 펜과 종이 대신, 사진이란 매체를 통하는 것이 더 일상적일 것입니다. 카메라가 발명된 지는 200년, 있는 그대로를 담아내는 충격적인 기계에서 어느덧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흔한 도구가 되어버렸지만, 아직도 그 매력은 사그라지기보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1862년 프랑스 법정에서 사진이 예술로 인정받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세계적인 사진작가들을 수 없이 배출해내고 있는데요. 그중 한 사람을 뽑으라면 언제나 앞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진작가가 있습니다. 세기를 다룬 작가가 칭송받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명성만큼이나 눈에 익은 그의 작업들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퐁피두 센터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조명하다



2014년 봄. 20도에 다다른 파리 날씨는 예년보다 빠르게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겨울 동안 한껏 움츠린 몸을 기지개를 펴듯 파리의 전시장들에서도 새로운 전시를 알리는 포스터를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중 가장 방대한 전시량을 자랑하는 퐁피두 현대 미술관은 이번 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그 주인공으로 선택됐습니다.


500점이 넘는 그의 방대한 사진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연대기별로 그의 삶과 예술작품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그의 삶 전체를 다루는 대규모의 회고전은 처음이기 때문에 처음 그의 작품을 접하는 사람뿐 아니라 그의 작품을 다른 전시장에서 미리 만나보았던 사람 모두에게 매력적인 전시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그의 보도 사진 자료, 잡지, 비디오 등 그가 작업했던 분야의 작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어 다양한 각도에서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



회화로 시작한 그의 예술 세계는 조그마한 레이카 사진기를 손에 잡은 순간 사진을 통하여 힘껏 날개를 달아 도약하였습니다. 그는 일생 동안 하나의 사진 스타일에 정착하기보다는 초현실파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형상에 집착했던 사진부터 인물 사진, 기록 사진 등 그가 살아온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방향을 바꾸어가며 다양하게 활동하였습니다.

세계대전이 끝난 뒤 그가 창시한 자유 사진가 집단인 “매그넘”은 지금까지도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그의 신념을 바탕으로 세계의 뛰어난 저널리즘 포토그래퍼들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1908년에 태어나 2004년에 세상을 떠난, 한 시대를 살아온 만큼, 그 세월 동안 삶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던 까닭에 이번 그의 회고전은 예술가의 작품을 넘어서 한 시대의 기록을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사진이 대중화된 지 어느덧 100년이 넘은 이 시점에도 사진은 아직까지도 예술 분야의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와 예술과 기록의 경계에서 그 논쟁은 끊임없으나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그럴수록 사진은 예술 안에서 더욱 주목받고 그 영역을 발전시켜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Photographier c’est mettre sur la même ligne de mire la tête, l’oeil et le coeur -사진작가는 머리와 눈 그리고 가슴을 동일한 연장선상에 두어야 한다." 라는 그의 말처럼 시간이 지나고 기준과 관념이 바뀐다 하더라도 예술가의 진심(혼)이 담긴 사진은 그의 작품처럼 언제나 존경받고 사랑받을 것입니다.

인물탐구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편 보러 가기: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