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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시회/몽파르나스] 0g, 그 가벼운 미학을 담은 전시 – ‘la tete dans les nuages’


눈을 떠라!
나는 당신의 머리 위를 지나가며 반투명하고 가벼우며, 순수한 하늘 안에서 자유롭다.
활짝 핀 날개로, 폭풍우 바람을 기다리며, 나는 넓은 창공을 잠수하여 헤엄친다.
방랑하는 신기루처럼, 나는 떠다니고, 나는 여행한다.
여명에 물들고, 차례차례로 오는 저녁, 대기의 거울, 나는 하루의 변화하는 미소,
그 여정을 반영한다.

-LOUIS ACKERMANN “La Nuage” 1871

청명한 하늘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건 그 속에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일 것입니다. 잡히지도 않고 가질 수도 없지만, 그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존재로서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미 과학적으로 기체가 아닌 하나의 매우 작은 물방울들의 집합체이며 그렇기 때문에 무게는 크기에 따라 수십 톤에 나간다는 것은 밝혀진 사실이지만, 구름이란 상징적 존재는 언제나 우리에게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자유로운 존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지금 그 가벼운 상상력을 마음껏 증폭시켜 줄 구름에 관한 신선한 전시가 파리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구름처럼 가벼운 상상력



‘la tete dans les nuages.’ 이번 전시회에 제목이기도 한 이 문장은 직역하면 ‘구름 안에 머리’지만, 본뜻은 구름 속에 떠 있는 것처럼 마음이 ‘붕 떠 있는 상태’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뜬구름 잡는다’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상황에 따라 비슷한 표현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뜻이야 어찌 됐건 잠시 현실을 망각하고 즐거운 망상에 빠져보는 상태. 우리가 상상하는 구름과 많이 닮아있기에 이번 전시는 제목 하나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끕니다.


이번 전시는 파리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몽파르나스 타워 부근에 위치한 몽파르나스 뮤지엄에서 열렸습니다. 이 지역은 우뚝 솟아있는 타워를 중심으로 현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지역인데요. 그와는 반대로 한 구석에 위치한 자그마한 뮤지엄 몽파르나스 미술관은 건물 전체가 푸른 잎을 가진 넝쿨로 둘러싸여 도시 속 휴식터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곳은 종종 파리의 숨겨진 보석 같은 미술관이란 칭호가 붙습니다. 젊은 아티스트의 작품들과 흥미로운 주제의 전시로 사람들의 발길을 항상 이끌고 있습니다.


구름을 느끼다



실제 건물 안에 인공적인 구름을 만드는 작가 Berndnaut Smild의 설치사진을 비롯해 Spencer Finch, Pierre Malphettes, Olivier Masmonteil 그리고 한국인 작가 김미현 씨까지 다국적의 5명의 현대 미술 작가들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설치, 영상, 회화, 사진 등이 적절이 어우러진 실속있는 전시입니다. 또한, 19세기 이후 이루어진 구름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에 대한 영상과 자료들이 같이 전시되어 있어 미학적 관념의 ‘구름’과 실제의 ‘구름’을 함께 관찰,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전시 관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구름은 어른에게는 시각적인 휴식을, 아이들에게는 큰 상상력을 가져다주는 존재인 만큼 이번 전시는 아이들을 손을 잡고 온 가족단위의 관람객이 많았습니다. 미술 작품의 사진을 찍겠다고 핸드폰 사진기를 들이대는 아이들에게 한 아빠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가장 멋진 구름 작품은 지금 네가 찍어대는 작품이 아니라 바로 건물 밖으로 나가면 너의 머리 위에서 발견할 수 있단다. 이제 그 아름다운 작품을 보러 가자.”

고개를 들어 보세요, 오늘 당신의 머리 위에는 어떤 작품이 떠 있나요?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