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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동화/홍당무/쥘 르나르] 동심의 순수성을 통해 획득되는 진실, 프랑스 동화 소개

여러분은 소설과 동화를 어떠한 기준으로 구분하시나요? 일반적으로 어릴 적 읽었던 것은 동화, 유년기를 벗어난 이후부터 접하는 것은 소설이라고 구분을 하곤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동화는 아동문학이라는 특수한 분류로 나눠 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이 동화 속에서 동심을 추억하고 순수성을 회복하고 싶어하는 요구가 늘어나면서 어른을 위한 동화도 서점에서 많이 출판되고 있는데요. 루이까또즈는 이번 포스팅에서 티 없이 순수했던 어린 시절 커다란 교훈을 안겨줬던 프랑스 동화를 만나보려 합니다.

파랑새의 또 다른 이름, 행복


크리스마스이브, 두 남매는 요정으로부터 병을 앓고 있는 자기의 딸을 위해 파랑새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다이아몬드가 달린 모자를 쓰고 떠난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에서 남매는 추억과 두려움, 그리고 죽음의 세계를 지나 마침내 행복이라는 공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사치스럽고 잠시뿐인 행복의 허무함을 대면함과 동시에 진정한 행복을 깨닫게 되고 이후 현실 속에서 부모님과 자신들이 사는 환경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되며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큰 교훈을 얻게 됩니다.


벨기에 출신 극작가이자 반자연주의 시인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희곡 파랑새는 어린아이의 시선을 빌려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제시합니다. 특히 파랑새라는 작품이 오늘날에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순수한 어린이의 시선을 통해 행복의 의미를 새롭게 제시한 것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아주 가까운 환경과 가족, 그리고 자신들의 현재 모습 속에서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기대와 행복을 상기시킴으로 극의 주제를 완성해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비자연주의 작가의 특징인 몽환적인 느낌, 그리고 어린이라는 순수함을 통해 투과된 행복의 의미가 이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화술의 달인, 노예 이솝에 의해 구전되어 온 우화


많은 분이 어릴 적 쉽게 접해봤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솝 우화는 사실 6세기경 그리스의 노예 아이소포스에 의해서 구전된 우화를 엮은 것으로, 구전되어 온 이야기에 작품성을 더해 우리가 지금 읽는 이솝 우화를 탄생시킨 사람은 바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우화시인 라 퐁텐입니다. 몽상적이고 천진난만한 성격의 라 퐁텐은 프랑스 어린이들에게까지도 익숙한 느낌을 주는 프랑스 유일의 우화작가입니다. 리듬감 있는 시 구절과 희극적인 느낌이 살아나 우화 시에서는 라 퐁텐을 능가하는 작가가 전무후무할 정도입니다.


동물을 통해 상징성을 더하고 우회적으로 이야기하여 풍자적인 느낌을 조성하는 우화의 특징은 교훈적이면서도 재치있는 이야기라 나이 불문 많은 깨달음을 주는데요. 우화시인 라 퐁텐에 의해 엮어진 이솝 우화는 인간의 약점과 어리석음을 부각시키는 것은 물론, 천진한 시구와 자연스러운 풍자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노예의 신분이었던 아이소포스는 부당한 대우와 폭력을 화려하고 절묘한 화술과 예지를 통해서 제압해냈고 이것에 크게 공감한 라 퐁텐은 우화를 하나의 장르로서 소화하여 독창적이고 재치있게 이야기를 꾸려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홍당무, 못생긴 소년의 자화상


1982년에 발표된 동화 홍당무는 주근깨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르피크 가 막내아들의 별명입니다. 못생긴 외모로 어머니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피해의식만 자라가던 홍당무는 자살을 결심하기도 하고 가출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곤 하는데요.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가 자신의 외모와 상황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며 가족과 세상을 이해해나가는 한 소년의 성장을 담고 있어서 많은 감동과 공감대를 형성시킵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 소설의 작가인 쥘 르나르의 유년시절 이야기기도 합니다.

홍당무라는 소설은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은 프랑스 동화입니다. 어린 시절 외모 콤플렉스와 가혹한 차별 대우로 마음의 깊은 병이 있었던 쥘 르나르는 작품 속에 자전적인 성격을 담아 발간하면서 유머러스하고 세상에 대한 피해의식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 여린 소년의 모습을 느끼게 합니다. 평면적으로 보았을 때 이 소설은 어린 시절의 겪은 가혹한 학대를 주제라 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소심하고 의기소침한 모습을 극복하기 위해 작가가 가졌던 모든 아픔과 괴로움을 담은 쥘 르나르의 유년기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유머러스한 문체를 통해서 어린 소년 홍당무의 성장통과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성숙한 사고를 보여주고, 많은 독자들은 홍당무의 모습 속에서 용기와 메시지를 얻게 됩니다.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한 감정과 현실적인 표현, 그리고 작가 스스로 얻게 된 깨달음과 메시지는 작가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이 소설을 만나는 독자들에게도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로서 우리 곁에 자리해 있습니다.

소설과 동화를 구분 짓는 것은 작품을 대하는 독자들의 평균 연령대가 아니라, 작품을 통해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지가 큰 차이점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놓치게 되는 많은 진정성을 재고하게 하며 그를 통해서 삶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발견시키는 것. 그것이 우리가 고전 동화를 사랑하는 이유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