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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행/파리 전시] 도시에서 느끼는 기차의 낭만 – 전시 ‘Grand Train’


예기치 않은 곳에서 운명처럼 다가온 만남을 그린 영화 ‘비포 선 라이즈’. 이미 개봉한지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설렘’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장소들이 아름답지만 주인공이 서로에게 처음 이끌림을 느꼈던 장소인 ‘기차’는 이 영화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가 아닐까요? 

 

■ 파리 도심에서 만나는 기차 여행의 낭만 전시 'Grand Train'

  


사실 이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에서 ‘기차’는 때로는 낭만적이거나 모험적인 공간으로 때로는 신비스러운 공간으로서 연출되고 있습니다. 가장 낭만적인 교통수단으로 여겨지는 ‘기차’. 영화에서처럼 지금 당장 훌쩍 떠날 수는 없지만 그 낭만적인 느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이색적인 기차 전시 ‘Grand Train’이 지금 파리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파리 18구 기찻길 주변, 버려진 듯한 낡고 거대한 창고가 하나가 눈에 띕니다. 이곳은 과거 프랑스 국유 철도(SNCF)의 오래된 기차 차고지로서 한동안 그 기능을 잃고 방치되어 있었는데요. 기차가 다니지 않는 기찻길엔 다양한 꽃과 화초가 피어나고, 텅 빈 차고지에는 시간의 흔적들만이 남았습니다. 




초라하게 변해버린 이곳을 파리는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는데요. 예전의 흔적은 그대로 남겨두고 레스토랑과 바, 텃밭과 쉼터를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과 낭만의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이곳에 가장 어울리는 ‘기차’를 전시하는 것을 통해 더욱 ‘특별한’ 공간으로 거듭났는데요. 기차와 함께 시간여행에 빠져보는 즐거운 경험을 지금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 기차로 연결된 새로운 공간으로의 즐거운 여정

  


세월을 잊은 듯 정차되어 있는 기차. 오래된 증기 기관차부터 미니어처로 인기 있는 빈티지 기차까지 금방이라도 증기를 내뿜으며 출발할 것처럼 줄지어 있는 기차는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대 별로 전시되어 있는 기차들을 통해 엿보는 기차의 발전과 기차에서 발견된 분실물들과 역무원의 유니폼들을 마치 설치 미술품처럼 연출해 놓는 것을 통해 전시에 맞는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연출해 놓았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기찻길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텃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거나 기차 플랫폼에서 맛보는 다양한 음식과 맥주는 그 분위기를 살리고 있는데요. ‘떠나는 것의 즐거움’ 그 흥분된 감정의 한 가운데에 매개체로 존재하는 ‘기차’. 비록 실제로 달리지는 못하지만 이곳을 방문한 순간, 마음 속 기차는 벌써 출발지를 떠나 즐거운 여정을 꿈꾸고 있을 것입니다.



- 파리 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