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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파리 벼룩시장] 작은 꼬마 주인의 상점 – 가족 벼룩 시장 ‘Fête de la famille(가족의 행사)’


올해는 홍수의 여파로 화창한 날씨를 보기 힘든 프랑스. 매년 5월이면 볼 수 있던 푸른 빛의 싱그러움이 조금 늦은 6월이 되니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푸르른 5월이 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가족의 달’이란 상징성이라면, 이 곳 프랑스도 ‘어머니의 날’이 있는 5월과 ‘아버지의 날’이 있는 6월을 ‘가족의 달’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유독 이 시기에는 ‘가족’이란 타이틀을 붙인 행사가 많은데요. 학기가 끝나는 시점인 7월, 여름방학을 앞두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도 많이 열립니다. 그 중 각 동네마다 열리는 소소한 행사가 있는데요. 어린이들이 주인이 되어 자신의 물품을 파는 ‘Fête de la famille(가족의 행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 쓸모가 없어진 물건에 다시 생명을 불어 넣는 'Fête de la famille(가족의 행사)’

  


12월에 한 학년이 끝나는 우리와 다르게 프랑스는 6월 학기를 기준으로 한 학년이 끝납니다. 이 시기에는 각 동네마다 ‘Fête de la famille(가족의 행사)’가 열리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아이들은 일년이 다르게 자라는 만큼 옷, 장난감 등 많은 물건들이 한 해의 짧은 기간의 사용을 끝으로 그 쓸모를 잃게 되는데, 잃어버린 물건에 다시 생명(=쓸모)를 불어넣는 일에는 벼룩시장만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물품을 직접 나와 팔고 또한 앞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아이들 그리고 그 부모들에게도 뿌듯함을 주는 가족 벼룩시장은 매년 열리는 행사임에도 인기가 있는 이유죠.



연락을 하지 않아도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장터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옛말처럼 이 곳을 찾으면 동네에 사는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데요. 15구 구청 앞에서 열린 행사에는 주민들로 아침부터 북적였습니다. 옷, 장난감, 가구, 학용품 등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모든 물품을 다 살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물품들이 가득한 벼룩시장은 넓은 구청 앞 광장을 다 메우고도 모자라 옆 공원까지 꽉 차게 들어섰습니다. 

 

■ 부모와 아이, 모두가 즐거운 가족 벼룩 시장 

  


이 곳의 많은 상인들은 바로 파는 물건들을 직접 사용한 어린이들인데요. 아이들은 자신의 가치에 따라 가격을 매기고 그 것을 사람들에게 파는데 이 모습은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만드는데 충분했습니다. 아이들의 부모는 직접 나서기 보다는 옆에서 아이들의 판매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렇게 물건을 직접 팔아보는 것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알게 할 뿐만 아니라 물건의 소중함과 재활용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이러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참교육이라고 프랑스의 부모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윤을 보기 위한 벼룩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많은 물품들은 1~2 유로에 판매되고 있으며 자전거 같은 부피가 큰 제품들도 10~20유로선에서 저렴하게 팔고 있습니다. 또한 벼룩시장 한쪽에는 아이들을 위해 오리, 돼지, 소 같은 동물들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도시 속 농장이 꾸며지고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공연도 진행되었습니다. 



이 작은 행사 외에도 소방서 견학, 작은 화분을 나누는 행사 등 가족이란 이름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수 많은 행사들이 도심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비록 이 행사들이 파리에서 행해지고 주목받는 규모가 큰 행사들에 비해 작고 초라해보일지는 몰라도 가족과 함께한다는 그 하나의 이유로 무엇보다 행복하게 웃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가족, 그 이름이 소중한 이유를 다시금 깨닫게 해줍니다.



- 파리 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