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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겐하임 미술관/파리 공원/프랑스 여행] 파리의 새로운 랜드마크 - 프랑크 게리의 미술관


파리의 복잡한 중심가를 살짝 벗어나 서쪽으로 향하다 보면 총 면적이 846헥타르에 이르는 넓은 숲, ‘블로뉴 숲’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곳은 옛날 왕가의 사냥터였던 곳으로, 지금은 파리지엔들이 가장 사랑하는 산책로 중 하나로서 그들의 몸과 마음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이 이상적인 푸르른 숲 한 가운데, 돌연 이상하고 신비로운 건축물이 등장했습니다. 절로 감탄사를 내뱉게 하는 이 건물은, 지금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파리의 새로운 미술관입니다.


블로뉴 숲에 나타난 프랑크 게리의 건축물



블로뉴의 나무 숲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주치게 되는 이 유기적이고 거대한 건축물은, 사람들로 하여금 마치 숲의 한가운데에서 UFO를 발견한 듯한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 줍니다. 바다 속에서 도시로 뛰쳐나온 듯한 거대한 고래, 하얀 돛을 달고 항해하는 배 그리고 유유히 하늘을 떠 다니는 구름 등 자유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이 건축물은, 그저 그 외관 하나만으로도 파리라는 도시를 주목하게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있는데요. 사실 미술관인 이 건축물은, 프랑스의 유명 패션회사의 문화예술재단이 설립한 것으로 개관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바로 이 건축물을 설계한 ‘프랑크 게리’라는 이름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한 명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출신의 건축가 프랑크 게리는 ‘구겐하임 효과’라는 새로운 문화이자 건축 신조어를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유명한 건축가입니다. 철강산업의 부흥으로 한때는 스페인의 3대도시이기도 했던 빌바오는, 산업의 변화로 인해 쇠퇴한 도시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한 이후, 대대적으로 도시 인프라를 발전시켜 새로운 문화 도시로 발돋움 하였습니다. 물론 그런 ‘빌바오’의 운명을 바꾼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었습니다.


에펠탑을 잇는 파리의 또 하나의 랜드마크



파리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문화 도시이지만, 이 투명한 유리잔에 구름이 낀 듯한 형상을 한 건물은 다시 한번 파리가 세계 최고의 문화 도시라는 것을 각인시켜줄 건물이 될 것입니다. 이 미술관은 현대 미술을 조망하는 다양한 컬렉션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끝낸 상태인데요. 개관을 기념하는 첫 상설 전시는 건물의 설계자인 프랑크 게리의 특별전시로, 그가 이 건물을 설계하기 위해 진행했던 건축 프로젝트를 주제로 하여 그의 아이디어 스케치와 건축 모형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시기, 퐁피두 미술관에서는 프랑크 게리의 첫 번째 유럽 회고전이 열리면서 파리 전체가 이 특별한 미술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파리에 에펠탑이 처음 지어졌을 때, 사람들은 이 새로운 건축물이 주는 이질감에 고개를 돌리고 비판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곧 에펠탑은 세계적인 명소가 되어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기억하는 상징물이 되었고, 랜드마크로서 한 세기를 넘어 오랜 시간 동안 전 세계 관광객을 파리로 모여들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요. 마치 에펠탑이 탄생되었던 그때처럼, 지금 파리는 이 이질적이고 특별한, 새로운 건축물에 환호하고 있습니다. 



에펠탑이 지어졌던 때보다 시대가 변화하여, 지금 파리 사람들은 이 새로운 건축물의 이질적인 외형에 비판을 가하기보다는, ‘이색적’이라는 긍정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파리의 숲 속에 불현듯 나타난 기하학적이고 유기적인 형태의 이 새로운 건축물은, 단순히 미술관이라는 기능을 넘어 그 자체로 하나의 오브제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에펠탑처럼 ‘파리’하면 떠올리게 되는 건축물들 중 하나로 사람들의 머리 속에 자리잡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