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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옹/뤽 베송 영화/루이까또즈] 최고의 영화를 빛내는 라이벌 구도 장 르노 vs 게리 올드만


1995년 당시, 우리나라에서 프랑스 영화 최초로 1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이자 이후 많은 작품의 모티프가 된 영화. 바로 뤽 베송 감독의 영화 <레옹>입니다. 어린 소녀와 킬러의 오묘한 로맨스 및 센세이션한 스토리 설정. 그리고 뤽 베송 감독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영상미로 손꼽히는 <레옹>은 다양한 연출뿐만 아니라 세기의 악역과 세기의 킬러라는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냈는데요. 세상에서 제일 로맨틱한 킬러 장르노와 세기의 악역을 소화한 게리 올드만을 라이벌전에서 다뤄보았습니다.

레옹 vs 스탠스필드



센세이션하고 도발적이며 때때로는 반사회적인 스토리로 주목을 받아온 뤽 베송 영화 중에서도 <레옹>은 감독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레옹이라는 킬러를 중심으로 12살 소녀와의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로맨스라는 파격적인 스토리와 소녀의 가족과 소녀를 암살하고자 하는 냉혈한의 형사 스탠스필드와의 대립구도로 전개되는데요. 레옹과 스탠스필드가 대립하게 되는 것의 결정적인 계기는 ‘마틸다’라는 인물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마틸다의 의붓아버지와 마약 거래를 해온 부패한 경찰 스탠스필드는 마약을 은폐시키자 마틸다를 제외한 일가족을 잔인하게 살해하게 되는데요. 혼자가 된 마틸다에게는 스탠스필드 형사에 대한 복수심이 일어났고, 레옹은 스탠스필드에 의해 가족을 모두 잃어버린 12살의 어린 소녀 마틸다에게 미묘한 감정과 보호본능을 느끼며 스탠스필드와 대립하게 됩니다. 마틸다를 지켜야 하는 레옹에게 있어서 스탠스필드는 그러한 보호본능에 가장 큰 적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탠스필드는 부패하고 악한 형사라는 캐릭터임과 동시에 레옹의 순수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지닙니다. 영악하고 악랄한 섬세한 긴장감을 지니고 있는 스탠스필드는 살해에 대한 죄의식을 상실한 광기 어린 악역으로 당시에 많은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는데요. 죄책감이라는 것은 모르는 표정과 얼굴은 철저히 자신을 나타내지 않고 은둔해오며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선글라스와 무표정함의 레옹과 더욱 극렬하게 대비됩니다.


무엇보다도 공권력의 상징적인 직업인 경찰과 사회적으로 가장 퇴폐적인 느낌을 소유한 킬러라는 직업의 대치는 사회적 기준에 따른 선악의 모호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심지어 레옹은 킬러임에도 불구하고 우유를 즐겨 마시고 무기 대신 본인이 키우는 화분을 들고 다닙니다. 스탠스필드가 살해 무기로 이용되는 권총을 모든 장면에서 가지고 나오는 것과 또 다른 대비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옹과 스탠스필드는 단순히 마틸다와 그녀의 가족을 사이에 둔 적수의 관계를 뛰어넘은 대립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레옹> 그 이후


<레옹> 이후로 장 르노와 게리 올드만은 뤽 베송의 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며 감독과 함께 연상되는 아이콘적인 배우로 자리 잡습니다. 두 배우 모두 레옹 이후에 다양한 영화에 등장했지만 하나의 아이콘으로서 작용하게 된 결정적인 작품으로 꼽자면 역시 레옹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니키타(1990)]


[로닌(1998)]


우수의 찬 눈빛과 감성 액션으로 레옹의 역할을 뛰어나게 소화한 장 르노는 <레옹> 이전부터 뤽 베송 감독과 함께 <그랑 블루>, <니키타> 와 같은 영화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지만, <레옹> 이후로는 보다 더 넓은 작품 필모그래피를 완성하게 됩니다. 헐리우드 진출을 통하여 <미션 임파서블><고질라>와 같은 영화에 등장하여 액션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하는가 하면 최근 들어서는 프랑스 코미디 영화<셰프>에 출연하여 코믹한 유명 쉐프로서의 레옹과는 또 다른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본적은 스페인 사람이지만 프랑스로 옮겨온 후 연기를 배워온 그는 유럽영화를 대표하는 프랑스 영화와 헐리우드 액션 두 가지 면을 소화해낸 대표적인 배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5원소(1997)]


[다크 나이트(2008)]


<레옹>에서 광기 어린 악역을 소화했던 게리 올드만은 이것을 계기로 다양한 악역을 소화하기도 했습니다. <레옹>에서의 스탠스필드는 게리 올드만의 연기력과 그 진가를 선보이기에 충분했던 작품이었는데요, 선한 형사에서부터 드라큘라 등 다양한 역할을 통해서 연기의 진면목을 보이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완성해갑니다. 다양한 악역에 걸맞는 캐릭터 분석으로 헐리우드 최고의 배우로 자리매김합니다. 실제로 그는 “연기는 치료와 같다. 연기라는 엑소시즘을 통하여 내 안의 악마를 몰아내고 있다.” 라며 연기에 있어서 혼연의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뤽 베송 영화의 강한 스타일과, 그에 어울리는 강한 캐릭터를 그 무엇보다도 자신들만의 특징과 느낌을 통하여 승화시키는 배우들은 영화 <레옹>이라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최고의 영화를 빚어내는 최고의 라이벌 구도. 영화가 누군가에 의해 계속해서 재생되는 동안 그들의 연기력과 캐릭터는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입니다. 뤽 베송의 영화로 만났지만 각자의 특징을 살려 지금까지도 최고의 흥행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두 배우는 이젠 라이벌이 아닌 영화의 영원한 심볼로 관객들에게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