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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장편소설/루이까또즈]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하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천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 7권의 대하소설. 섬세하지만 심오하고 복잡한 문체. 독자들이 마르셀 프루스트 소설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현대 문학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평가되는 것은 마르셀 프루스트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철학과 또 시간에 대한 차별화된 접근과 해석 방법 때문일 것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반드시 읽어봐야 할 프랑스 명작 장편소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입니다.


시간을 찾아가는 의식의 흐름



20세기 프랑스 문학의 최대 걸작이자 문학적 사건으로까지 평가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특별한 줄거리, 사건이 없이 단지 의식의 흐름에만 의존한 채 진행되는 소설입니다. 총 7권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1인칭 주인공인 ‘나’가 느끼는 의식과 감각을 통해서 과거에 대한 회상과 추억을 통하여 시간에 대한 본질을 찾아가는데요. 물리적으로 느껴지는 시간이 아닌 삶 전체의 영원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서 심오하고 고찰적인 느낌을 더해줍니다. 


과거의 기억과 망각됐던 추억을 더듬어 가는 과정에서 프루스트가 접근하는 방식은 단순한 기억과 시간적인 개념을 의존하는 것이 아닌, 사소한 자극을 통한 무의식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마들렌을 보리수꽃차에 찍어 먹으면서 어린 시절이 연상되는 것과 같은 내면과 자아에 잠재된 것들을 통해서 과거의 시간을 돌이키는데요.

의식과 다양한 작용들을 연상하듯 찾아가다 보니 그의 소설의 전개는 천천히 그리고 침착하게 사소한 것까지도 모두 놓치지 않으며 전개됩니다. 기억을 환기시키는 사소한 일상과 체험에 반응하는 의식을 통해서 망각하고 있었던 기억 일부분이 되살아나는 체험을 주인공은 겪게 됩니다.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상실되는 소멸적 의미의 시간이 아닌 작용과 의식을 통해 우리 속에서 끊임없이 구성되는, 기억과 추억을 통해 되살아나는 것임을 깨닫게 하는 소설이라고 소개할 수 있습니다.

프루스트 현상



무의식에 반작용으로 나타나는 사소한 행동들을 통하여 인지하지 못했던 의식을 수면위로 떠올리며 흐름을 찾아가는 소설. 그렇기 때문에 풍성하지만 조금은 복잡한 문체들과 회상으로 이뤄져 있어 당시 많은 출판사로부터 출판을 거절당한 경험이 있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좁은 문>의 저자 앙드레 지드는 마르셀 푸르스트의 소설 출판을 거절했고 이 사실에 대해 뼈저린 후회를 한다며 사죄의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그가 죽기 며칠 전 마무리 된 원고로 완성된 총 7권으로 구성된 책들은 20세기 최고의 불문학에 남아있을 만큼 철학적이고 심층적입니다.


사소한 체험과 경험을 통해서 의식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마르셀 푸르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심리학 용어 ‘프루스트 현상’이라는 단어까지 파생시키게 됩니다. 프루스트 현상이란 특정의 맛이나 경험을 통해 잠재되어 있던 의식이 떠오르게 되는 것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마르셀 푸르스트는 과거에 대한 해석으로 지성 밖에서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사소한 물질과 대상에 있는 존재로서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자의적으로 건드릴 수 없는 무의식의 영역을 문학적으로 접근한 마르셀 푸르스트는 우리가 현재에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는 과거를 통해 삶이 주는 즐거움을 깨닫게 합니다. 감각의 회상과 과거의 의식은 마르셀 프루스트에게 현재의 의미를 분명하게 깨닫게 하는 모든 생각과 사고의 예술적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정치가였던 앙드레 말로는 “세상에는 두 가지 인간, 푸르스트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만 있다.”고 할 만큼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에 대한 예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쓴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이자 동시에 소설 속 주인공이었던 그는 자신의 무의식을 통한 세밀한 성찰로서 자신의 예술에 있어서 최고의 작품을 남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