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권력이 강력할수록 권력을 둘러싼 다양한 세력이 발생하기 마련인데요. 그래서인지 국적 불문 나라별 한 시대를 평정한 황제들에게는 수많은 여성들이 존재했습니다.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역시 그가 가진 강력한 왕권만큼이나 화려한 여성 편력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나폴레옹이 사랑하고, 또 그를 사랑했던 여인들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보잘것없는 군인을 사랑한 여자, 데지레 |
마르세유 상인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막내 딸 데지레는 정치적인 것은 물론 권력에 대한 욕심조차도 없는 아주 평범한 여성입니다. 나폴레옹의 첫 약혼자이기도 한 그녀는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었는데요. 작은 키에 낡고 더러운 군복까지, 가난하고 호감을 끌 만한 모습 또한 없었던 나폴레옹이었지만 데지레의 눈에는 왠지 그가 호감 있게 느껴지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나폴레옹이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일 때 만나서인지 둘은 나폴레옹이 파리로 떠나기 전까지 열렬한 사랑을 하게 되는데요. 마르세유에서 나폴레옹을 기다리던 데지레는 나폴레옹이 조세핀이라는 여성과 결혼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됩니다. 깊은 상처와 배신감을 얻은 데지레와 그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진 나폴레옹은 주변의 인물들에게 데지레를 1등 신붓감으로 소개하게 되고, 그렇게 만나게 된 베르나도트는 데지레를 신부로 맞이하는데요. 비록 나폴레옹과의 연을 잇지는 못했지만, 훗날 스웨덴의 국왕이 되는 베르나도트와 함께 그녀는 스웨덴의 왕비가 됩니다.
나폴레옹의 사랑, 조세핀 |
데지레를 마르세유에 두고 파리로 떠난 나폴레옹은 이미 두 아이의 엄마이자 자신보다 6살이나 연상이었던 여인, 조세핀과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타고난 우아함과 귀족적인 분위기, 폭넓은 인간관계와 능숙한 말솜씨를 가진 그녀는 나폴레옹이 찾던 여성상과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사별한 전남편으로 인해 정치적 중심에 있었던 조세핀은 나폴레옹이 파리의 온 목적에 부합하는 여성상이었고 최고의 지지자로 여길 만한 여성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은 처음부터 조세핀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지만, 나폴레옹의 카리스마와 또 자신에게 쏟아붓는 구애 행각에 조세핀은 차차 마음을 열게 됩니다. 나폴레옹에게 처음으로 육체적 쾌락을 느끼게 한 조세핀은 그녀와 이별한 후에도 "그녀에 대한 신뢰는 깨졌으나 자신이 가장 사랑한 여인이었다"고 밝힐만큼 나폴레옹의 마음을 깊게 사로잡았는데요. 안타까운 점은 나폴레옹이 육체적, 정신적으로도 깊이 사랑했던 여성이 조세핀이 마지막이라는 것입니다. 조세핀 이후에 맺게 되는 많은 여성과 나폴레옹의 관계는 목적과 이유를 바탕으로 지속됩니다.
의무로 받아들인 결혼, 마리 루이즈 |
나폴레옹과 조세핀의 이혼에 있어 결정적인 원인은 조세핀의 불임, 그리고 나폴레옹이 원정을 떠난 사이 바람을 피웠다는 여러 가지 정황에 인하는데요. 후대를 잇는 대의를 위해서라도 나폴레옹은 조세핀과 이혼을 결단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맞이하게 되는 여성이 바로 마리 루이즈, 나폴레옹 2세의 어머니입니다. 마리 루이즈는 당시 정세상 상당히 불안한 위치에 있었던 오스트리아의 공주였습니다. 어느 나라로 시집갈지 모르는 불안함 속에 결혼 협정서라는 서면의 결혼 합의가 이루어지고, 나폴레옹과의 갑작스러운 결혼 성립을 통보받는데요. 대외적인 성격의 조세핀과는 다르게 연약했고 나긋한 성품의 여성이었습니다.
서면으로 오고 간 정략결혼이었기에 정은 깊지 않았지만 부인을 존중하는 나폴레옹은 그녀를 아꼈는데요. 하지만 그 생활이 오래가지 못했다는 것이 한가지 흠이였습니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몰락의 계기가 되었던 러시아 전쟁을 떠나고, 이 후 전쟁에 패배해 유배된 나폴레옹과 친정인 오스트리아에서 나이페르크 백작과 연인 사이로 발전했던 마리 루이즈는 자연스럽게 이별하게 되는데요. 마리 루이즈의 맏아들이자, 나폴레옹의 적자였던 나폴레옹 2세는 자신의 어머니는 연약한 분일 뿐 아니라, 나폴레옹의 부인으로는 적절하지 않았다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이 둘의 관계는 정략결혼의 한계를 보여주는 하나의 대표적인 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세 명의 여성 외에도 나폴레옹은 수많은 여성들을 자신의 곁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성들 모두가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역사 속에 스며들었는데요. 권력과 여성의 상관관계를 재고해보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임과 동시에 권력의 덧없음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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