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목소리로 예술을 노래하는 성악가들. 그들의 목소리가 가지는 가치는 어떠한 보물보다도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한 순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닌 수많은 노력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타고난 재능은 물론 그 누구보다도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을 통해 다이아몬드와 같은 결정체를 만들어낸 최고의 프리마돈나. 한국의 조수미와 그녀가 라이벌이라 지칭한 프랑스의 성악가 나탈리 드세이를 소개합니다.
신이 내린 목소리, 조수미 |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전설적인 마에스트로 카라얀은 그녀의 목소리에 대해 '신이 내린 목소리',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목소리'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노래와 그 속에 담겨진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가끔 조수미는 정말 노래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호소력이 짙고 다양한 감성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탈리아로 유학간지 불과 1년 만에 국제적으로 이름 높은 유수 콩쿠르를 석권하며 자신의 진면목을 세계에 알리기 시작했는데요.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성공적은 데뷔를 마친 후, 그녀는 이를 계기로 세계 유수 거장들과의 레코딩 작업을 통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기에 이릅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카라얀과의 만남이 이뤄진 계기 역시 그녀의 데뷔무대였다고 하네요.
단 한 번의 무대를 계기로 그녀의 인생은 탄탄대로를 걷게 됩니다. 오랜 시간 노래를 위해 자신의 자유와 젊음을 모두 바친 대가를 받는 듯 최고의 거장들과 최고의 오케스트라, 그리고 최고의 콘서트 홀에서 무대를 펼치며 세계적인 프리마돈나로서의 입지를 완성해 갔는데요. 그녀의 프로필에 올라 온 수상경력 및 베스트 무대들을 일일이 나열하자면 그녀의 노래 인생만큼이나 길고 엄청난 이야기를 쓸 수 있겠지만, 그녀의 목소리와 무대가 여느 성악가들에 견주었을 때 단연 으뜸이 되는 것은 그녀가 노래를 위해 걸어왔던 인생과 시간때문일 것입니다.
현재 그녀에게는 다양한 수식어가 있습니다. 신의 선물, 이 시대 최고의 소프라노, 동양인 최초의 프리마돈나, 비평을 넘어선 목소리. 이 자랑스러운 많은 수식어들 외에도 그녀가 우리에게 특별한 이유는 조수미의 목소리가 단순히 여성 한 명의 아이덴티티를 가지는 것이 아닌 한국이라는 나라의 아이덴티티가 되어 세계 속에서 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의 자랑, 나탈리 드세이 |
리옹에서 태어난 나탈리 드세이의 원래 꿈은 배우였습니다. 그녀의 꿈이 충분히 납득될 만큼 수려한 외모를 가진 그녀는 무대에서 단연 돋보이는 실력을 뽐내는데요.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드세이는 조수미와는 조금 다르게 성악가의 길을 조금 뒤늦게 걷게 되었습니다. 연극을 하던 중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독특한 음색이 그녀의 인생 방향을 전환한 셈인데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 아래에서 철저한 관리를 받아온 조수미에게 비하면 여러 가지로 많이 뒤처진 상태에서 출발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조수미에 비하면 조금 늦은 시작이긴 하지만 합창단원에서부터 시작하여 차근차근 길을 밟아 올라오면서 마침내 피가로의 결혼의 바르바리나로 데뷔하기에 이릅니다.
연극배우로 활동했다는 점은 그녀가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에 있어 무척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합니다. 배우 활동 시 얻어진 풍부한 연기력과 인기 스타로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었을 아름다운 외모는 오랜 시간 스스로의 노력으로 갈고 닦은 그녀의 목소리와 조화를 이뤄 그녀를 프랑스 최고의 성악가로 성장시켰는데요. 조수미의 목소리가 풍성하고 깊이 있는 음색을 가지고 있다면, 나탈리 드세이는 세밀한 고음, 그리고 다양한 기교를 충분히 소해내는 음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소프라노들에게 있어 난제라 여겨지는 곡들을 무난히 소화해 프리마돈나로 성장합니다.
항상 일등만 해오던 조수미에게 드세이가 라이벌로 지칭되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텐데요. 최근 배우로서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은퇴를 선언한 그녀가 충분한 기량을 선보일 수 있음에도 무대를 떠남에 프랑스의 많은 팬들, 그리고 세계 속 나탈리 드세이의 무대에 감탄했던 많은 관객들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프리마돈나의 뜻은 제1의 여인, 즉 오페라의 여자 주인공에게 지칭하는 말입니다. 오페라 전체 흐름을 움직여야 하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붙일 수 없는, 성악가로서는 최고의 타이틀이기도 한데요. 국적도, 목소리 색깔도, 그리고 음악적 배경도 다르지만 두 프리마돈나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목소리로 각 나라 국민들은 물론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타고난 음감으로 음악과 한시도 떨어져 본 적 없는 인생을 살아온 한국의 조수미, 그리고 조금은 늦었지만 최고의 기량으로 어떠한 곡이든지 화려하게 소화해내는 나탈리 드세이. 그녀들은 양국의 프리마돈나이자 관객들의 프리마돈나로 사랑받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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