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가장 꿈꾸는 공간 중 하나가 바로 ‘정원’입니다. 건물 외관에 식물을 심거나 집안에 작은 공간을 실내 정원으로 꾸미는 사례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나만의 정원이 있는 집을 꿈꿉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자연과 그 거리가 멀어졌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다고 추측할 수 있겠지만 사실 정원은 아주 예전부터 누구나 꿈꾸는 나만의 낙원 공간이었는데요. 자연이지만 그 자연을 뛰어넘는 하나의 공간. 자연과 결합된 하나의 예술로서 정원을 바라보는 시선. 지금 파리의 그랑 팔레(Grand Palais) 전시장에서는 살아있는 예술로서의 ‘정원(Jardin)’에 관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 자연을 소유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반영된 공간, 정원 |
루이 14세의 베르사유 궁전은 화려함이 가득한 성 내부의 모습으로도 유명하지만 이곳을 거론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정원’입니다. 숲이라고 일컬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의 크기의 정원. 규칙적이고 대칭적이며 기하학적인 요소들로 꾸며진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은 유럽의 정원 양식을 대표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정원은 종종 왕이나 귀족들의 과시의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요. 이렇듯 어쩌면 정원은 자연마저 본인이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숨어있는 하나의 공간일지도 모릅니다.
폐쇄적인 공간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정원. 폐쇄적이란 부정적인 의미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특징때문에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개인적인 낙원의 공간으로 여겨지는데요. 인간이 한곳에 정착하며 살아 온 그 오랜 시간 동안 이 공간은 작물, 휴식, 창조 등 여러가지의 의미로서 개인의 일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상향의 공간에 대한 동경은 종종 예술가들의 작품 모티브가 되곤 하는데요. 예술을 통한 다양한 ‘정원’의 모습들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정원, 자연이 모티브가 되어 예술로 표현되다 |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은 정원을 그린 폼페이의 유적 벽화인데요.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유독 색감이 강한 이 벽화를 보고 있으면 이것만으로도 정원이란 존재가 얼마나 오랜 시간 사람들의 관심이 되어 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자연을 모티브로 한 현대미술 작품들 또한 이 전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특히 르와르 지역을 흙을 모아 일정한 간격으로 전시 해놓은 코이치 쿠리타(Kôichi Kurita)의 작품은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전시장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클림트, 모네, 세잔, 피카소, 마티즈 등 유명한 예술가들의 ‘정원’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은 이 전시를 지금 꼭 방문해야 하는 중요한 전시로 손꼽히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정원은 하나의 ‘에덴 낙원’으로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사람들의 삶에 풍요로움을 제공할 것입니다. 날씨가 일년 중 가장 화창하다는 5월.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정원을 꿈꿀 수 있는 이 시점에 나만의 살아있는 예술 작품으로서의 정원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Je me suis fait un petit jardin, tout autour, où je peux me promener. 나는 내가 걸을 수 있는 모든 내 주변에 작은 정원을 만들었다. – Henri Mattisse>
- 파리 통신원 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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