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서랍 한 켠에는 소중했던 그 누군가에게 받았던 편지나 카드를 간직하고 있을 것입니다. 오래될수록 더 소중해지고 사진과 다른 또 다른 추억이 되어 서랍 속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그것들. 먼지가 살포시 내려앉고 기억에서 잊혀져 서랍 깊숙한 곳으로 밀려났지만 그것은 여전히 소중합니다. 들추어본 기억이 까마득할 지라도 차마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그 작은 종이 위에 남겨진, 누군가의 숨결이 담긴 손 글씨의 가치를 알기 때문입니다.
<루이 14세의 필체>
내손의 온기를 고스란히 담아
Le Musée des lettres et manuscrits
<베토벤의 필체>
샤롤 드 골의 'Secret'
<샤를드골과 그의 아내>
시간이 지나 노랗게 바랜 종이들 위에 적어 내려간 많은 글씨들과 때론 지우고 다시 쓴 흔적들은 그 때 그 사람이 어떤 것을 고민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 어떤 사진이나 자료 같은 설명 없이도 그 들의 마음속을 읽어보는 듯 생생하게 그들의 사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아무리 수 많은 타이포그라피가 생산된다 하더라도 자신의 고유의 필체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습니다. 명필인가 악필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샤롤 드골 대통령의 필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날려 쓰는 악필 쪽에 가까운 서체였는데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 흔적을 소중히 여기고 그 것을 통해 감동을 얻습니다. 프랑스인들은 한 사람의 서체를 예술로서 또는 역사적으로서의 가치를 믿는 것입니다. 당신의 또 다른 얼굴은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는 지 오늘은 자판이 아닌 펜을 들고 종이에 나의 모습을 비춰보길 조용히 권해봅니다.
파리통신원-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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