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로 잊고 있던 순수함과 동심을 아련하게 피어 오르게 하던 생텍쥐페리, 그는 늘 순수함으로의 회귀를 꿈꾸며 어릴 적 품었던 꿈을 이루는 것에 일생을 바쳤습니다.
<변신>으로 인간의 부조리함과 불안함을 이야기한 카프카. 그는 ‘카프카적인’이라는 형용사를 생성해낼 만큼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생텍쥐페리와 체코를 대표하는 작가 카프카는 추구하는 이상향도 이야기하는 색깔도 다르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감추고 있는 어떤 것을 끄집어 내어 사람들과 소통했다는 것에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죠. 지금까지도 각국을 대표하며 전 세계적인 독자들을 거느리고 있는 작가, 생텍쥐페리와 프란츠 카프카를 만나보겠습니다.
드러내지 못했던 동심, 그 순수함의 결정체 <어린왕자>
언제나 날고 싶었던 소년, 생텍쥐페리
여러 번의 사고와 우여곡절을 겪고 나니 조종사로 복귀하기에는 나이제한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5회의 정찰 비행’이라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때가 그의 나이 44세였죠.
끝까지 하늘을 날다, 마지막 비행
그의 마지막 비행에 대하여 추측성 말들이 많았는데요.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프로방스 지방으로 들어서자 스스로 항로에서 벗어나 떠났다는 이야기부터, 어린왕자의 순수함을 따라 어딘가로 홀연히 사라졌다는 낭만적인 추측까지. 이 미궁은 <생텍쥐페리의 마지막 비행>이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이 의문은 2008년에 들어서야 완전히 해결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공군 조종사였던 호르스트리페르트가 프랑스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생텍쥐페리가 타고 있던 비행기를 격추시켰다고 고백했는데요.
“이제 안 찾아 다녀도 된다. 내가 바로 생텍쥐페리의 비행기를 격추시킨 사람이다. 나중에야 바다에 떨어진 그 비행기에 생텍쥐페리가 타고 있었음을 알았다. 나는 제발 그가 아니길 바랐다. 우리 시대의 모든 젊은이들이 그러했듯이 나도 그의 책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평생을 순수함을 가슴에 간직하고 전투비행기에 몸을 맡긴 채 “순정한 삶”을 살고 싶었던 그의 생은 이렇게 마감되었습니다. 그는 “나는 언제나 나를 순수하게 해주는 곳으로 가고 싶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가 언제나 잃고 싶지 않았던 이 순수함이 <어린왕자>라는 명작을 탄생시킨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대계 독일인의 삶, 프란츠카프카
카프카적인’Kafkaesque’
카프카는 40년 11개월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는데요. 그로 인해 생전에 발표한 작품은 50편 남짓입니다. 죽기 전에 미완성의 남은 원고들을 절친인 막스 브로트에게 소각해달라고 유언을 남겼지만, 브로토는 이를 세상에 내 놓았죠. 그로 인해 미완성된 작품, 일기, 주고받은 편지들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를 토대로 카프카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카프카 평전>이 출간되어 화제를 모았죠.
각 국을 대표하는 작가인 생텍쥐페리와 프란츠카프카를 만나보았습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이야기 하고 싶었던 주제도 달랐지만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읽어 나갈 수 있는 명작을 남겼다는 점과 짧은 생을 살았다는 안타까운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에 염증을 느끼고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날들이라면, 두 작가의 대표작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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