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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전시/프랑스 영화/누벨바그 운동] 절망이 아름다움이 되기까지, 국립현대미술관 <필립 가렐 - 찬란한 절망> 전


포스트 누벨바그의 거장, 프랑스 영화감독 필립 가렐(Philippe Garrel)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2월 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되는 <필립 가렐 – 찬란한 절망>에서 필립 가렐 감독의 흑백영화를 재구성하여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필립 가렐 감독과 함께하는 마스터 클래스까지 예정되어 있어 많은 프랑스 영화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이번 전시, 어떤 작품들이 함께하는 지 함께 살짝 엿볼까요?


■ 우리의 어둠은 찬란하다
 



<필립 가렐 – 찬란한 절망> 전에서는 필립 가렐의 흑백 영화 세 편이 35mm 필름 인스톨레이션과 비디오 설치 형식으로 전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장 뤽 고다르, 샹탈 아케만, 장 콕토 등의 작품이 설치 형태로 선보여진 적은 있지만, 필립 가렐의 작품을 전시로 재구성한 경우는 세계 최초라고 하는데요. 인간 존재에 대한 절망감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필립 가렐의 작품세계와 현대미술의 만남,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될 것 같네요.



이번 전시에서는 필립 가렐의 영화 <폭로자>, <처절한 고독>, <그녀는 햇빛 아래서 그 많은 시간을 보냈다>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두운 전시실 안에서 관객들은 영사기의 소음과 스크린에 투사되는 빛, 그리고 노이즈가 섞인 거친 사운드를 통해 필립 가렐이 표현하고자 한 인간의 절망과 고독의 순간으로 빠져드는 특별한 경험의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 프랑스 영화계의 랭보, 필립 가렐
 
  


1948년, 영화배우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필립 가렐은 16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영화 감독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통해 화려하게 데뷔하며 신동으로 칭송 받게 되는데요. 1960년대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궁핍한 환경에서 독특하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주로 만든 필립 가렐은, 그의 삶과 영화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뮤즈, 니코(Nico)가 출연한 7편의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자전적 영화 <그녀는 햇빛 아래서 그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후부터, 고전적 서사의 형식 안에서 현대적인 담론을 제시해왔습니다.



‘새로운 물결’이라는 뜻의 ‘누벨바그(Nouvelle Vague)’는 1950년대 후반에 시작되어 1962년에 절정을 이룬 프랑스 영화 운동의 한 흐름입니다. 프랑스 영화 산업에 대한 반동으로 형성된 누벨바그 운동은 주제와 기술상의 혁신을 추구했는데요. 필립 가렐 또한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의 대표적인 감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른 나이부터 열정적으로 영화를 만들었기에 ‘프랑스 영화계의 랭보’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한 필립 가렐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영화를 고집해왔습니다. 



<필립 가렐 – 찬란한 절망>전과 연계하여 진행되는 <필립 가렐 회고전>에서는 필립 가렐의 작품 16편을 모아 상영합니다. 특히 35mm로 제작되어 디지털 상영본이 존재하지 않는 가렐의 작품 중 13편을 선정하여, 직접 디지털로 복원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는데요. 필립 가렐의 영화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놓치기 아까운 전시, 꼭 챙겨보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