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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편집샵/파리 예쁜 가게/파리 에그타르트] It Place in Le Marais (11) - 꿈을 파는 마레 지구의 가게들


‘콜레트(Colette)’, ‘메르시(Merci)’ 등 파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숍들은 그 이름 앞에 ‘멀티숍’ 또는 ‘편집숍’이란 명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행을 선두하는 많은 상점들은 이렇듯 ‘모든 것을 한 눈에 찾을 수 있’도록, 패션뿐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 악세서리 등 생활의 모든 부분에 쓰이는 물건들을 모아놓고 손님을 기다리는데요. ‘작은 백화점’이라고도 불리는 편집숍들, 그 흐름 속에 오히려 ‘구식’이라 불려질지는 모르지만, 그들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묵묵히 한 가지 제품만을 파는 가게들이 마레에 숨어있습니다.


■ 종이부터 원단까지, 특별하고 이색적인 편집숍 골목
 



파리 마레 지구의 세느강 쪽, 관광객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파리지엥들이 보물처럼 여기는 가게들이 모여있는 골목이 있습니다. 그 곳에는 한 가지 제품만을 판매한다는 특징을 고수하고 있는 가게들이 모여있는데요. 루이 필리프 거리(Rue du Pont Louis-Philippe)를 가로지르는 이 작은 골목 주변에는 특징 있고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기로 소문나 있습니다. 특히 이 곳엔 한 종류의 케익을 파는 가게 혹은 노트와 같은 종이류만을 파는 가게 등 수공예적 매력이 물씬 풍기는 숍들이 모여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끕니다.




이 길의 9번가에서 만나볼 수 있는 <Papier+(파피에풀루스)>는 그 이름 그대로 ‘Papier(‘종이’를 뜻하는 프랑스어)’, 즉 종이로 만든 노트나 메모지, 서류봉투 등을 파는 가게입니다. 이 가게에 들어서면 색색의 노트들이 눈을 즐겁게 만드는데요. 종이가 가진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살려 만들어진 미니멀한 노트와 사진첩, 메모지 등 화려한 모양을 띠진 않지만 종이 그 자체의 매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종이가 가진 아름다움이 조금씩 잊혀져 가는 요즘, 이 가게는 존재 자체만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현대적인 느낌의 숍 <Papier+> 맞은 편에는, 오래된 느낌의 고풍스러움을 가진 가게가 또 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이끌고 있습니다. 바로 캘리그라피 숍, <멜로디스 그라피크(Melodies Graphiques)>가 그것인데요. 멋진 필체를 위한 다양한 종류의 펜들이 넘쳐나는 요즘, 이 곳에서는 여전히 캘리그라피의 기본인 만년필 촉과 잉크, 그리고 캘리그라피 엽서 등을 팔고 있습니다. 수공예적이고 아날로그 느낌이 가득한 이 가게에 들어서면, 어쩐지 손에 펜을 들고 편지 한 장을 쓰고 싶은 기분마저 느껴지는데요.


■ 숨겨진 보물처럼, 골목 곳곳을 채운 아기자기한 가게들
 

 



이 길의 모서리에 자리잡은 케이크 숍 <Aux merveilleux(오 메르베이유, ‘환상적인’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는, 천장의 거대하고 화려한 샹들리에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끕니다. 온종일 가게 밖까지 길게 늘어서 있는 줄은 이 곳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데요. 눈송이를 연상시키는 이 곳의 케이크는 머랭에 크림을 얹는 것을 반복한 다음, 위에 초콜렛 가루를 뿌려서 완성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케이크는 간단해 보이지만 맛은 가게 이름처럼 환상적인데요. 이 곳을 포함해 파리에 6개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 지점은 특히나 파리지엥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 가면 꼭 맛보아야 할 디저트라고 하는 ‘Pasters(파스텔)’ 에그타르트. 조그만 파이 속 계란 크림이 달콤하게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을 느껴본 사람들은 꼭 다시 찾게 된다고 하는데요. 이 매력적인 맛을 파리 <Comme à Lisbonne(꼼 아 리스본)>에서도 제대로 맛볼 수 있습니다. 이 골목길 사이에 위치한 이 곳은 5평도 채 되지 않는 작은 가게이지만, 작은 에그타르트를 팔기에는 충분해 보이는데요. 가게를 장식하고 있는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제비모양의 도자기 조각처럼, 이 곳의 에그타르트는 사람들에게 휴식이 주는 잠깐의 ‘행복’을 느끼게 합니다.



이 곳들 외에도 아이들 옷에 적합한 예쁜 무늬들의 원단과 부자재들을 파는 곳인 ‘Le Petit Pan(르 쁘띠 팽)’, 나만의 향수를 향수 제조자의 도움을 받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인 ‘le studio des parfums’ 등 이 주변 골목 사이사이마다 숨어있는 특색 있는 가게들을 구경하다 보면 또 다른 마레 지구의 매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게에 들어서면 각자의 상품에 애정을 가지고 손님들에게 소개해주는 가게의 주인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자신들이 선택한 가게의 테마에 열정을 가지고 묵묵히 그것을 이어가고 있는 가게의 주인들. 어쩌면 그들은 하나의 제품이 아닌 그들의 아름다운 꿈의 조각들을 파는 것 같아 보입니다.


-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