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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행] 파리의 특별한 벼룩시장 – ‘살롱 엠마우스(Salon EMMAUS)’

▶쓰던 물건을 되팔아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프랑스 사회 단체, 엠마우스(EMMAUS)의 벼룩시장을 소개합니다.◀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 프랑스의 일요일!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요일 아침 벼룩시장을 방문하는 일은, 잊지 말아야 할 주말의 하이라이트입니다. 프랑스에는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벼룩시장 중 하나인 ‘생 투앙(Marché Saint Quen) 벼룩시장’,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방브(Marché aux Vanves) 벼룩시장’, 앤틱 물건보다는 일상의 소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몽트뢰유(Marché Montreuil) 벼룩시장’까지 3대 벼룩시장이 존재하는데요. 하지만 이 외에도 관광객들에게 큰 볼거리와 즐거움을 주는 수 많은 벼룩시장을 주말마다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세상의 모든 물건들을 만나볼 수 있는 대규모 벼룩시장
 




이미 자자하게 소문난 유명 벼룩시장에서는,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싼 가격에 구할 수 있다는 벼룩시장의 묘미를 찾아보기는 다소 어렵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인들은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또한 형편이 어려운 불우 이웃을 도울 수 있는 특별한 벼룩시장을 찾곤 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오늘 소개해드릴 공동체 엠마우스(EMMAUS)가 운영하는 벼룩시장입니다. 프랑스 전역에 퍼져있는 엠마우스는, 현재는 유럽과 아시아까지 퍼져있는 큰 규모의 단체인데요, 일 년에 한 번, 파리에서는 벼룩시장 박람회 ‘살롱 엠마우스(Salon EMMAUS)’를 개최하여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대규모의 벼룩시장을 열고 있습니다.




올 해 16회를 맞은 살롱 엠마우스는 파리 15구에 위치한 엑스포 전시회장인 포트 드 베르사유(Porte de Versaille)에서 열렸습니다. 드넓은 전시장 안은 2천개가 넘는 엠마우스 단체들의 부스로 채워졌고, 이 날 하루 약 2만 8천여명의 방문객이 이 벼룩시장을 방문했습니다. 가구, 가전, 식기, 책, 운동용품 등 우리가 집 안에서 쓰는 모든 물건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벼룩시장 박람회에서는 수 많은 곳에서 쓰였던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누구나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 역시 살롱 엠마우스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단체 ‘엠마우스’의 의미를 담다
 




엠마우스는 1949년, 아베 피에르(Abbe Pierre) 신부에 의해서 생겨난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회 단체입니다. 가난과 노숙자들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생겨난 이 단체는, 재활용 물건들을 되파는 것으로 수입을 얻고 살아가는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엠마우스에 모여 사는 이들은 지역 주민들이 버리거나 내놓은 물건들을 분류하여 팔고, 그 수입을 일에 대한 대가로 받음으로써,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예전에는 노숙자였거나 마약 혹은 알코올 중독으로 어려운 삶을 살던 이들은, 이 곳을 거쳐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데요. 단지 정부가 주는 지원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자기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삶을 살게 해준다는 것이 이 단체가 추구하는 목적입니다. 




하지만 이 단체가 주는 이로움은 단순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 아직 쓸모있는 많은 물건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서 재활용 되는 것은 이 단체가 지닌 가장 큰 사회 활동인데요. 많은 프랑스인들이 이사를 할 때 필요 없어진 물건들을 이 단체에 기증하고, 또한 새롭게 필요한 물건들은 이 곳에서 구입하게 됩니다. 버려진 물건이라고 해서 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은 이 곳에서는 가지지 않아도 됩니다. 철저히 물건을 분류해 사용 가능한 제품만이 판매될 뿐 아니라, 파리 유명 벼룩시장에서 고가에 판매 될만한 빈티지 제품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요. 특히 이번에 열린 살롱 엠마우스는 세계 곳곳의 단체가 모인 만큼, 여러 나라의 독특한 빈티지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새 것이 가진 반짝임보다는 세월이 가져다 준 흔적에 더 많은 가치를 느끼는 프랑스인들. 그들의 가치를 눈 여겨 보고 싶다면, 프랑스에서 살롱 엠마우스를 방문하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많은 값을 지불하지 않고도 나만의 보석을 찾는 방법을 터득하고, 도움이 아닌 나눔으로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이 공동체의 의미를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살롱 엠마우스로의 방문은 특별한 외출이 될 것입니다.


-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