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항공사 사이트에서 진행되었던 깜짝 할인 이벤트로, 해당 사이트 접속이 마비되는 일이 있기도 했었죠. 언젠가 한번쯤, 이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떠나고 싶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준 일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지중해의 부드러운 햇살 아래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한 남부 프랑스 역시,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여행지 중에 하나입니다. 오늘은, 야수파의 고향이자 지중해 태양의 열정을 가득 머금은 마을, 콜리우르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원색의 색채로 물든 야수파의 고향
프랑스 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바캉스 장소 1위가 ‘바다’인 만큼, 해마다 돌아오는 바캉스 시즌, 프랑스인들은 어김없이 바다로 떠납니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인들이 사랑하는 휴양지 중 하나인 남 프랑스 해변의 인기는 여러 해가 지나도 변함이 없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콜리우르(Collioure)’는 프랑스 남서부 ‘랑그독 루씨옹(Languedoc Roussillon)해변’의 진주라고도 불리는 작은 항구 마을입니다. 그리고 이 곳은 미술사에 있어 짧지만 강한 발자국을 남긴 야수파의 고향이기도 한데요.
Henri Matisse, <View of Collioure (1905)> / Andre Derain, <Port de Peche, Collioure (1905)>
‘야수파’는 앙리 마티스, 앙드레 드랭 등을 중심으로 1904년부터 1908년까지 유행했던 미술사조입니다.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는 다른 색은 섞지 않은 강렬한 원색을 이용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며, ‘색의 마술사’라고도 불린 프랑스의 대표 화가인데요. 본래 파리에서 활동했던 마티스는, 이 작은 마을 콜리우르로 넘어와 친구 앙드레 드랭과 함께 그림을 그리며 자신들만의 강렬한 스타일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본 예술평론가 루이스 보첼레가, 이들에게 ‘야수들(Fauve)’이라는 칭호를 붙이면서 오늘날 야수파(Fauvism)라고 불리는 미술사조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의 흔적이 깃든 미식의 도시 |
미술사에 강렬한 족적을 남긴 야수파의 고향인 만큼, 콜리우르 곳곳에서는 그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특히 스페인 국경과 가까이 위치해, 두 나라의 문화가 교차되어 있는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기도 한데요. 음식이나 문화적 관습 등에서 프랑스보다 더 강한 스페인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루이 9세(1214~1270) 때 30년동안 프랑스의 통치하에 있다가 스페인에 예속되었던 콜리우르는 1642년 다시 스페인에서 독립하여 프랑스령이 되었는데요. 그 지난한 역사적 과정을 보여주듯, 콜리우르에서는 단단한 성벽에 지어진 요새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콜리우르는 드라이 레드 와인으로 유명한 와인 생산지이기도 합니다. 진하고 깊은 맛의 콜리우르 산 와인은, 바로 옆 지역인 바뉼스(Banuyls)의 와인과 함께 남부 프랑스를 대표하고 있는 와인이기도 한데요. 특히 콜리우르의 포도밭은 높은 언덕 위에 계단식으로 경작되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줍니다. 밤에는 서늘한 기운을, 낮에는 뜨거운 태양을 받아 좋은 풍미의 포도가 생산된다고 하네요. 뿐만 아니라, 콜리우르는 질 좋은 앤초비가 생산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잘 숙성시킨 살이 통통하게 오른 앤초비는, 특유의 향긋함과 좋은 풍미로 많은 프랑스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연중 300일간 지중해의 태양이 비추는 루씨옹 해안에 접해있는 곳이자, 향긋한 와인과 엔초비를 맛보고 스페인의 문화까지 느껴볼 수 있는 마을, 콜리우르. 무엇보다 강렬한 색채와 에너지를 품은 야수파의 그림이 태어났다는 점에서 예술의 온상지로 불리는 곳이기도 한데요. 지금도 마을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크고 작은 갤러리들과 매년 열리는 예술 축제들은,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습니다. 휴양지의 눈부심과 소박한 해안가 마을의 아기자기함을 간직한 곳, 콜리우르로 한번쯤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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