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세계 곳곳의 다양하고 신기한 소식들. 그러한 이야기들은 비록 우리가 직접 경험해 볼 수는 없는 사건들이지만, 이따금씩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소소한 재미를 주기도 하는데요. 마치 파리에서 구입한 뉴스 페이퍼를 읽는 것처럼, 과거와 현재 속에 펼쳐진 우리가 몰랐던 신기하고 새로운 프랑스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이름하여, 루이까또즈가 전하는 파리 타임즈! 만나볼까요?
■ 마르탱 드뢸링의 그림 속에 숨겨진 루이 14세의 심장 |
마르탱 드뢸링(Michel Martin Drolling), 부엌풍경(Interno di Una Cucina, 1815)
혹시 프랑스 루브르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부엌풍경’이라는 그림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서민들의 생활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19세기 풍속 화가 ‘마르탱 드뢸링’이 그린 이 그림은, 세밀하게 묘사된 주방도구와 등장인물들의 구도가 서민들의 고단함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명작 속에는 어마어마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요. 프랑스 미술 전문지 ‘보자르(Beaux-arts)’는, 프랑스 국립문서보관소에 있는 비밀문서의 내용을 토대로, 마르탱 드뢸링이 그림을 그리는 재료에 루이 14세의 심장을 사용했다는 주장을 펼쳐 세간을 놀라게 했습니다.
마르탱 드뢸링(좌), 루이 14세(우)
이 놀라운 이야기의 배경은 바로 루이 16세가 단두대에서 처형되던 해인 1793년, 혁명정부가 ‘프티 하델’이라는 건축가에게 루이 14세를 포함한 왕족들의 심장 45개를 뿌려 없애라는 명령을 내린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나 하델은 그 심장을 없애지 않고, 그의 친구인 마르탱 드뢸링에게 건네주게 되는데요. 마르탱 드뢸링은 이 심장에 기름과 안료를 섞어, 그림의 윤기와 깊이감을 더해주는 ‘글라시(glacis)’를 위한 왁스로 만들어 사용했다고 합니다. 미술 전문지 ‘보자르’는 "드뢸링의 대표작, ‘부엌풍경’에 왕들의 심장이 응결되어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박한 그림 속에 숨겨진 미스터리한 이야기, 듣고보니 어쩐지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하네요.
참고 자료 보기:
■ 변화하는 파리의 주말풍경, ‘파리 일요일 가게 허용’ |
무려 109년 동안 이어져오던 프랑스의 관행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바로 파리의 일요일 가게 영업이 허용되었다는 소식인데요. 평일의 고단한 일상을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휴식을 보내야 할 일요일. 많은 사람들이 그 소중한 휴일을 즐기기 위해 거리로 외출을 나서는 일은 당연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휴일을 가족과 함께하는 귀중한 하루로 여기며, 일요일에 일을 하지 않도록 하는 관행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유럽의 상징과도 같았던 ‘일요일 영업 금지’는 프랑스에서는 1906년 법으로 강제했을 정도로 오랜 시간 지켜져 왔던 관행이었는데요.
1994년 영국이 유럽국가 중 선발주자로 규제를 풀면서, 프랑스 역시 2009년 사르코지 정권이 들어선 후 파리의 샹젤리제나 라데팡스, 니스의 마르세이유 등 관광 지구에서도 일요일에 가게를 열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장기간의 경제난을 피해갈 수 없었던 프랑스는 일요일 영업 금지를 더욱 완화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이로 인해 프랑스의 주요 박물관도 주 7일 관람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많은 관광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인 듯 보이지만, 100년이 넘도록 지켜져 온 관행이 깨어지고 가족들과 보낼 소중한 시간이 줄어든 일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세계적으로 깔린 어두운 경제난이 어서 해소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루이까또즈가 전해드린 프랑스의 과거와 오늘의 신기하고 새로운 이야기, 어떠셨나요? ‘세계 최고의 관광지이자 문화와 예술의 나라’라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외에도, 프랑스라는 나라는 화려한 역사 속에 놀랄 만 한 이야기를 가득 품고 있는 나라임에 틀림없는 듯 한데요. 알수록 흥미로워지는 나라, 프랑스. 한번쯤 모두가 알고 있는 프랑스가 아닌 더욱 다채롭고 깊숙한 프랑스의 이야기를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