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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 돌란 감독/영화 그을린 사랑/프랑스 영화 추천] 짙게 불어오는 프랑스 향기, 퀘벡 시네마 기행


얼마 전, 루이까또즈 블로그에서도 소개해드린 바 있는 퀘벡 출신의 매력적인 젊은 감독, ‘자비에 돌란’의 새 영화 <마미>가 국내에 개봉을 앞두고, 다시금 매력적인 프랑스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퀘벡 시네마에 대한 관심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고풍스러운 옛 정취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곳, 인구의 95%가 불어를 사용하는 이국적인 도시. 이 곳에서 탄생한 ‘퀘벡 시네마’를 조금 더 깊이 음미해보려고 합니다.


다큐, 퀘벡 시네마의 시작이 되다



19세기, 퀘벡 시네마에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던 역사가 시작됩니다. 바로 가톨릭 종교의 영향 아래, 사제들이 만든 다큐멘터리 작업이 영화제작의 첫 발자국을 찍기 시작한 것인데요.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독특한 편집과 ‘이미지’를 사용한 기법으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다큐멘터리 감독, 피에르 페로와 같은 인물이 탄생하게 됩니다. 피에르 페로가 감독한 작품 <후세를 위하여>는 퀘벡 시네마로는 최초로 칸 영화제의 경쟁 부분에 초청받은 작품이기도 한데요. 다큐멘터리로 시작한 퀘벡 시네마는, 점차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서 성장하며 발전하게 됩니다.



<우리 아저씨 앙트완느, 1971>(위)  / <몬트리올의 예수, 1989>(아래)


일찍이 1940~50년대에는 지금처럼 ‘이야기’를 가진 장편영화가 제작되어, 비로소 미지의 영역에 있던 퀘벡 시네마가 수면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1960~70년대에는 본격적으로 전 세계적인 ‘뉴 시네마’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재능있는 퀘벡 시네마 감독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왕성한 활동으로 칸 영화제에서 많은 영예를 안았던 데니 아르캉 감독이나, 퀘벡 시네마 최고작으로 꼽히는 <우리 아저씨 앙트완느>의 클로드 유트라 감독 등이 문화적 다양성을 품은 퀘벡 시네마의 명맥을 이어갔습니다.


우리가 만난 퀘벡 시네마 감독들



<그을린 사랑, 2010>(위) / <프리즈너스, 2013>(아래)


아직 채 서른도 되지 않은 젊은 천재 감독, 자비에 돌란은 퀘벡 시네마 씬에서 지금 가장 핫한 감독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이 오묘한 도시에 깊게 깔린 프랑스의 문화적 특수성을 품은 퀘벡 영화를 만들어온 감독들이 있는데요. 그 중에 한 명이 바로 ‘드니 빌뇌브’ 감독입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유명세를 탄 작품인 <그을린 사랑>으로, 단번에 젊은 영화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최근에는 영화 <에너미>, <프리즈너스>와 같은 작품으로 할리우드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전까지는 관객들의 마음을 감동으로 적시는 이야기를 담은 많은 영화를 연출해왔습니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2013>(위) / <카페 드 플로르, 2011>의 촬영현장(아래)


또 다른 주목할 만한 퀘벡 시네마 감독은 ‘장 마크 발레’ 감독입니다. 2013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첫 공개되었던 작품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86회 아카데미에서 배우들이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동시에 수상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장 마크 발레 감독 역시 영어권에 진출하기 전, 보다 클래식한 프랑스 분위기가 가득한 작품들로 많은 영화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1960년대의 파리를 배경으로 한 <카페 드 플로르>와, 개봉 당시 퀘벡과 캐나다를 휩쓸었던 영화 <크.레.이.지>를 들 수 있겠네요. 뿐만 아니라, 영화 <르벨>의 킴 누옌 감독과 <라자르 선생님>의 필리프 팔라도 감독들 역시, 훌륭한 작품으로 퀘벡 시네마를 빛내왔습니다. 



북미라는 넓디 넓은 영어권의 지역에서, 프랑스어를 쓰며 전통적인 그들만의 문화를 고수하고 있는 독특한 지역, 퀘벡. 그리고 그곳에서 탄생한 많은 예술 작품들은, 여러 가지 개성이 뒤섞인 색다른 분위기와 국적이라는 틀 안에 고립되지 않는 자유로움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이 경계가 없는 예술의 놀이터에서 많은 훌륭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며, 깊어가는 겨울 밤, 분위기 넘치는 퀘벡 시네마 한 편으로 우리 감성의 온도를 1도씨 더 올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