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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시회/루이까또즈/파리 그랑팔레] 당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영상예술가 –빌 비올라 (Bill Viola) 회고전


삶에는 여러 모습들이 있으며 어느 누구도 똑같은 삶을 살아가진 않습니다. 하지만 삶 안에는 ‘탄생’을 거쳐 시간을 지나 ‘죽음’으로 간다는 피할 수 없는 전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다 알고 있고 겪고 있지만 항상 그 영역은 삶이라는 신비로움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까닭에 ‘탄생’과 ‘죽음’은 많은 예술가들이 시대를 거쳐 끊임없이 다루고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지금 파리에서는 삶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영상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바로 영상시인이라 불리며 ‘탄생’과 ‘죽음’을 가장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 ‘Bill Viola’의 전시가 그랑팔레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삶을 조명하는 공간으로의 전환



1970년대 처음으로 영상작업을 시작하며 지금까지 금세기 최고의 비디오 아티스트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는 평을 듣고 있는 미국 출신의 아티스트 빌 비올라의 이번 전시는 프랑스에서 열린 그의 최초의 대규모 회고전입니다. 프랑스인이 사랑하는 현대미술작가 중 빠지지 않고 손꼽히는 작가인 그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은 파리뿐 아니라 유럽의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파리로 이끌었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대표 전시공간인 그랑팔레가 기획한 최초의 비디오 단독 전시라는 것도 이번 전시가 주목받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Bill Viola의 영상 작품의 전시를 위해 빛 하나 들어오지 않은 어둠의 공간으로 전시 준비를 마친 그랑팔레는 그의 작품이 어우러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평화롭고 신비스러운 공간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작품 속에서 들려오는 흐르고 쏟아지는 물의 소리를 따라 관객들은 그의 작품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그가 보여주고 있는 삶의 모습에 함께 동참하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의 서정적인 조화



그는 물 그리고 그것과 정반대의 요소인 불을 소재로 우리의 탄생과 죽음을 서정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물은 그의 초기작품부터 지금까지 가장 작품의 중심에 자리하며 우리에게 죽음이 가장 아름답고 신비로운 순간이 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속으로 촬영된 짧은 순간을 느린 재생속도의 변형을 통해 우리의 시각이 잡아내지 못한 작고 세세한 부분들을 관찰하게 하는 그의 작품은 복잡하지 않지만, 그 안에 우리가 삶에서 겪는 만남과 헤어짐을 보여주며 세대를 넘어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는 이번 달 7월, 5개월의 여정을 마치고 전시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비록 그랑팔레가 매번 전시 때마다 내세우는 엄청난 수의 관람객의 기록을 깨지는 못했지만 ‘꼭 다시 보고 싶은 전시’라는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인 비디오 전시로 그 마지막을 향해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Je suis né en même temps que la vidéo (나는 비디오와 함께 태어났다.)” 라는 그의 말처럼 누구보다 영상작업을 사랑하고 그것을 통해 관객들에게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그의 작업을 마주한다면 누구나 관찰자가 아닌 주체자로서 당신의 마음속 진정한 삶의 순간을 마주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