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시대적 배경과 대중들의 요구가 반영된 하나의 창구 같은 역할을 감당합니다. 뿐만 아니라 작가의 새로운 상상력 속에서 접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즐거움과 흥미로움, 그리고 더 깊은 사고를 탄생시키는데요.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오래된 책 속에서 풍기는 책 내음과 시대가 빠르게 변해가도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 삶의 지혜를 이야기하는 문학을 사랑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유로운 지성의 나라 프랑스에서 역시 문학이라는 장르는 계속 진화하고 발달해가면서 자신들만의 영역을 견고히 하고 있으며 프랑스 국민들 역시 이러한 자국의 문학을 사랑하는데요. 이러한 문학에 관한 관심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프랑스가 대표하는 4대 문학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쿠르상, 페미나상 – 프랑스 문학 신인에게 영예를! |
- 공쿠르상[Prix goncourt] |
프랑스 4대 문학상 중에서도 가장 권위 있다고 자랑할 만한 문학상이 있다면 모든 프랑스인은 공쿠르상을 지명할 것입니다. 공쿠르상을 받은 신인작가의 작품을 프랑스인들은 직접 서점에 가서 구매하고 읽을 만큼 높은 관심을 받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그 해의 수상자는 반드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기도 합니다.
공쿠르 아카데미의 단 10명의 회원에 의해 베일에 싸인 심사를 거쳐 지목되는 이 상은 수많은 프랑스 문학의 거장들이 거쳐 간 명예로운 자리입니다. 상금은 달랑 10유로로 공쿠르상이라는 엄청난 권위에 비해 턱없이 적은 금액이지만, 물질로서 그 가치를 환산 받는 것이 아닌, 대대로 이어질 영예로운 문학상이라는 점에 수상자들 모두가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 페미나상[Prix femina]
우리나라 소설가 이승우의 <생의 이면>, 황석영의 <손님>이 외국소설 부문의 수상후보로 올라 국내 독자들에게는 익숙한 프랑스의 문학상인 페미나상은 12명의 여성 심사위원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성 심사위원으로만 구성된 것은 페미나상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탄생 배경과도 연관되어 있는데요. 프랑스 문학 발전에 기여한 많은 여성 작가들이 있음에도 남성 소설가만으로 심사위원을 구성한 것이 여성 소설가들에게 반발을 샀고, 이를 비판하여 1년 후 여성 소설가 12명으로만 구성된 것이 바로 페미나상입니다.
시작부터 페미니즘 성향이 강한 문학상이라 여류작가들의 등장이 많을 것 같지만 의외로 여류 수상자는 극히 드물다고 하는데요. 대신 그 해의 최고의 신인 작가와 작품에게 영예를 안겨주며 공쿠르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랑스 대표 문학상으로서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르노도상, 앵테랄리에상 - 기자들에 의한, 기자들을 위한 |
- 르노도상[Prix Renaudot] |
생각해보면 프랑스의 대표적인 4대 문학상들 대부분은 공쿠르상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입니다. 르노도상 역시 공쿠르상과 깊은 인연이 있는데요. 공쿠르상이 시상되는 그 두루앙 식당 근처에는 수상 발표를 기다리는 기자들이 즐비했고 그들 나름대로 그 해의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합니다. 수상 가치가 있었음에도 기회를 놓친 작가들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가다가, 공쿠르상 수상에서 제외된 작가들을 선발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르노도상의 출발입니다.
기자들에 의해 지명이 되는 만큼, 프랑스 기자 1호 르노도의 이름을 따와 르노도상이라 명명하며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는데요. 1925년 이래 지금까지 공쿠르상이 발표되는 같은 날(문학가들의 평가에서는 조금 빗나갔지만), 대중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여론 형성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자들에 의해서 꼽히게 되는 상인지라 상금은 없을지라도 작가에 대한 가치와 작품성이 인정되는 자리인 셈입니다.
- 엥테랄리에상[Prix Interalli]
르노도상이 기자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심사위원들이 그 해의 작품들을 평가하는 문학상이라면, 앵테랄리에상도 기자들에 의해서 심사가 이뤄지는 문학상이라는 점과 공쿠르상을 수상하지 못한 아까운 작품들을 대상으로 수상한다는 점은 일맥상통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저널리스트 소설, 즉 기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문학상이라는 점에서 성격의 차이를 보이는데요.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은 심사위원 10명 중에서는 전년도 수상자가 가담하여 선발한다는 것입니다. 보다 더 넓은 시야로서 그리고 식견의 차이를 두어 각각의 문학상은 권위와 제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4대 문학상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상금이 터무니없다는 것입니다. 페미나상이 5,000프랑으로 가장 높지만, 나머지 프랑스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는 공쿠르상은 10유로, 나머지 르노도상과 앵테랄리에상은 상금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매해 11월 각 문학상의 수상자인 단 4명의 작가들은 높은 금액의 상금을 거두지 못하는 대신, 프랑스 국민들과 문단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진정한 문학가로서 그 터를 닦는 토대를 마련하게 됩니다. 오늘날 문학상의 진정한 권위에 대해서 재고해보게 하는 부분이라고 여겨지는데요. 오늘날 문학에 대한 가치를 재확립하는 역할을 프랑스 4대 문학상이 담당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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