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사람)로 불리기 시작한 이래로 사회를 구성하고 이끌어나가는데 지성은 필수적 요소였습니다. 20세기 지성인들의 리더로 불리는 이 둘 또한 올바른 사회 구현을 위해 앞장섰던 인물들이었는데요. 노벨 문학상에 빛나는 장 폴 사르트르와 알베르 카뮈가 만들어낸 지성의 작품 속으로 초대하겠습니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이다’와 같은 명언을 남긴 장 폴 사르트르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입니다. 학창시절 철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교직 생활을 하던 그는 문학 작품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요. 이때 발표된 첫 대표작품 ‘구토(La nausea)’를 통해 자신의 실존주의 철학세계를 잘 펼쳐내었다는 평을 듣게 됩니다.
사르트르에게 작가로서의 입지를 만들어 준 '구토'는 상당히 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어 쉽게 읽혀지지 않는 책 중 하나입니다. 까닭 모를 구역질에서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다는 다소 난해한 줄거리임에도 불구, 이 책은 성공한 철학소설로 평가 받고 있는데요. 현대무용과 같은 타 예술장르에도 '구토'에 담긴 내용들이 응용되며 대중들에게 많은 의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사르트르에 이어 실존주의 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알베르 카뮈는 알제르 출신의 프랑스 작가입니다. 알제리와 프랑스를 오가며 학창시절을 보냈던 그는 이 후 연극배우, 대학강사, 신문기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게 되는데요. 1942년 그의 유명한 첫 작품 ‘이방인(l'etranger)’이 세상에 나오며 작가로서 본격적인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인 ‘이방인’은 카뮈의 문학적 포부인 부정, 긍정, 사랑 중 부정에 포함되는 작품입니다. 인생에서 인간이 처한 문제와 부조리에 대해 조명한 이 작품은 1957년, 카뮈에게 노벨문학상의 영광을 안기게 되는데요. 프랑스 한 잡지에서 주최한 지난 세기 최고의 작품을 꼽는 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읽혀지고 있는 세계 문학 고전입니다.
1943년 제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 사르트르와 카뮈의 첫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이미 유명인사였던 사르트르와 갓 주목 받기 시작하던 카뮈는 실존주의라는 철학적 이념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며 가까워지는데요. 서로의 작품세계에 대해 공감과 비평이 어우러진 적절한 교류를 통해 돈독한 사이를 유지해 나가게 됩니다.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사진 출처: //itbs.seoul.kr/tv/OnStage/concert.jsp]
‘우리 시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진실에 대한 탐구와 자유정신에 입각한 재기 넘치는 작품활동’
- 한림원이 밝힌 노벨문학상 수여 사유(1964)
사르트르는 생애 동안 지식인으로써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섭렵했던 인물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알베르 카뮈를 만나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였으며, 종전 후는 ‘현대(Le Temp Modern)’ 잡지를 창간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는데요. 1964년에는 ‘말(Les Mots)’이란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으나, ‘작가는 스스로 제도화되기를 거부해야 한다’라는 자신의 신념대로 수상을 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우리 시대 인간의 정의를 탁월한 통찰과 진지함으로 밝힌 작가’
- 한림원이 밝힌 노벨문학상 수여 사유(1957)
‘이방인’에 이어 ‘페스트’라는 작품으로 크게 성공하게 된 카뮈는 이 후 레지스탕스 조직 활동과 인권 운동 등의 활동을 이어나갔는데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지 3년 만에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게되지만, 그가 세상에 남긴 문학들은 현대인들에게 삶을 통찰할 수 있는 힘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사회적 폭력 앞에 대립했던 두 지성인
"불화,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서로가 다시 만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 장 폴 사르트르
하지만 오래 지속될 것 같은 이 둘의 우정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과 더불어 정치적 이념의 대립으로 끝을 맞이하게 됩니다. 공산주의를 지지하며 사회주의의 혁명을 찬성하던 사르트르에 반해, 카뮈는 반공산주의로 억압적인 것에 대해 반항적인 입장을 드러내었는데요. 비록 카뮈의 이른 죽음으로 둘은 화해라는 해피엔딩을 맞이하지 못했지만, 지성인들의 리더로써 나란히 철학의 미래에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사르트르와 카뮈가 남긴 철학과 문학의 길은 조금 더 깊은 생각의 숲으로 안내하는데요. 지성의 힘을 길러주는 그들의 작품들과 함께 숨겨져 있는 진짜 매력을 찾는 기쁨을 발견해보시기 바랍니다.'culture > frenchinfr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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