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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프랑스 전시 소식, ‘Magnum’s First’ & 걸리(Gully) 개인전

바쁜 일상 속, 잠시 숨을 고른 뒤 한 템포 쉬어가고 싶을 때, 여러분들은 무엇을 하시나요? 또 한번의 선물 같은 휴식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 5월의 마지막 주,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여행지 대신 고즈넉한 갤러리 산책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2016년 한-불 수교 130주년 맞아 열리는 프랑스 사진 거장들의 전시부터, 재기 넘치는 그래피티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아티스트의 전시까지. 주한 프랑스 문화원이 함께하는 5월의 다양한 프랑스 전시소식, 루이까또즈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EXPOSITION ‘MAGNUM’S FIRST’
 



Eveleigh Nash at Buckingham Palace Mall (1953) ⓒInge Morath


얼마 전 국내에서 <영원한 풍경>이라는 이름의 사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던 프랑스의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리고 세계적인 보도 사진가 ‘로버트 카파’가 속해있는 세계적인 보도 사진가 그룹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의 전시를 서울 한미 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1947년에 매그넘 포토스를 창립한 로버트 카파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작품이 포함된 이번 전시는, 전시제목 그대로 매그넘의 첫 걸음을 알리는 창립 후 첫 기획전이었습니다. 1955년 6월부터 1956년 2월까지 매그넘 포토스가 오스트리아 5개 도시에서 ‘시대의 얼굴(Face of Time)’이라는 제목으로 순회전을 마친 뒤 그 존재가 잊혀졌다가, 다시금 세상에 공개된 전시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는데요.



Gandhi Leaving Mehrauli (1948) ⓒHenri Cartier-Bresson / Wienerwald, Austria (1954) ©Erich Lessing


2006년, 인스부르크 주재 프랑스문화원의 창고에서 두 개의 크레이트에 담긴 전시작들이 발견됨으로써 그 존재가 다시 알려지게 된 이번 전시의 사진들은, 수년간 복원 과정을 마친 뒤 2009~2014년 프랑스, 독일, 스페인, 헝가리를 거쳐 이번에 한국 관람객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베르너 비쇼프, 에른스트 하스, 에리히 레싱, 장 마르키, 잉게 모라스, 마크 리부 등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8명의 흑백사진 83점이 소개될 뿐만 아니라, 카르티에 브레송의 대표 연작 중 그가 1948년 인도를 방문해 촬영한 간디의 생애 마지막 모습과 장례식 현장을 담은 18점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되며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정체불명의 필름 15만장을 남긴 미스터리 사진작가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가 떠오르기도 하는 가슴 설레는 전시, 8월 15일까지 진행되는 이 역사적인 순간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 걸리(Gully) 개인전, 미술의 철학
 



Rockwell Meets Lichtenstein 2 (2014)


미술관이나 갤러리, 혹은 길에 멈춰서 벽에 걸려진 그림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그 모습을 그려낸 또 다른 그림이 있습니다. 언뜻 익숙한 풍경인 듯 보이지만, 이 그림 속에 등장하는 ‘또 다른 그림’들은, 어디선가 한번쯤 본 적이 있는 그림들인데요. ‘빌려온다’는 의미의 ‘차용미술(Appropriation Art)’을 통해, 거리의 벽을 수놓았던 그래피티를 캔버스로 옮겨온 거리미술(Graffiti Art)작가, 걸리(Gully)의 재치 넘치는 작품들입니다. 1979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걸리는,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들을 새로운 작업에 사용하는 차용미술을 통해, 미술사를 빛낸 작가들에 대한 존경과 그들의 창작물에 대한 파괴를 동시에 아우르는 전시를 선보여 왔는데요.



Dohanos and the Children Meet Banksy 1 (2013) / Dohanos Meets Warhol 1 (2014)


걸리는 다양한 미술 작품을 대상으로 자신의 작품 속에 또 다른 작품을 차용하면서, 단순히 모더니즘 미술 이미지를 차용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림 속에서 그림을 바라보는 20세기 관람자와, 다시 이 관람자를 지켜보는 현재의 관람자 사이의 거리를 조명합니다. 친숙함과 비판성을 결합한 그의 작품들은, 미술의 ‘독창성’이라는 개념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관람자들로 하여금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였던 이미지의 의미들을 현재의 맥락에서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데요. 5월 31일까지 오페라갤러리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는 걸리의 개인전에서는, 12점의 신작을 포함한 총 16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걸리의 ‘미술의 철학’을 통해, 미술의 시대와 문화적인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작품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나와 온전히 마주한 사진, 혹은 그림과 무언의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고즈넉한 갤러리 산책은 지친 마음을 힐링해 주는 하나의 취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한 프랑스 문화원이 함께하고, 루이까또즈가 전해드린 전시소식과 함께 감성 가득한 5월을 마무리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