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상상의 모습을 일컬어 판타지, 환상, 이상향이란 단어들을 사용합니다. 별 의미 없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던 이런 단어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면 어떻게 될까요? 그 결과는 대중문학의 거장이라 불렸던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는데요. 그의 대표작 ‘해저 2만리’와 ‘80일간의 세계일주’를 통해 단순한 허구를 넘어 미래를 예견하는 상상 이상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미지의 바다를 개척하다, 해저 2만리
신비한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모험 이야기 ‘해저 2만리’는 지금으로부터 약 140여 년 전인 1869년 발표된 고전 과학소설입니다. 책 제목에 얽힌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해저 2만리라고 번역된 수치를 실제로 계산하면 무려 약 111,120km에 해당하는 거리라고 하는데요. 흔히 바다의 깊이로 오해 받고 있지만 실제는 2만 리그(영국에서 사용되는 단위계)에 해당되는 수치로서, 주인공이 총 항해한 거리를 뜻한다고 합니다.
소설의 줄거리는 19세기 중반 괴생물체로 인한 기이한 해난사고를 시작으로, 바다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과 신비스러운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쥘베른만의 뛰어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완성된 해저 2만리는 바다 밑 미지의 세계뿐 아니라,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를 통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요. 한 예로 중심 등장인물인 네모 선장의 이름 'Nemo'는 라틴어 아무것도 아닌 사람(Nodody)에서 유래된 것으로 당시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의미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말고요! 바다는 아주 중요합니다. 바다는 지구의 10분의 7을 덮고 있지요.
바다의 숨결은 건강하고 순수합니다. 바다는 드넓은 황무지이나,
여기서 인간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사방에서 고동치는 생명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바다는 거대하고 초자연적인 존재가 살 수 있는 환경입니다.
바다는 움직임과 사랑 그 자체예요.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바다는 살아 있는 무한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여행, 80일간의 세계일주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읽어 봤을 법한 또 하나의 명작은 바로 ‘80일간의 세계일주’입니다. 이는 당시 18만 부라는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함과 동시에, 쥘 베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인데요. 비록 과학자는 아니었지만 과학과 지식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완성시킨 프랑스 과학문학의 산물로 불리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괴짜 신사 필리어스 포그가 우연히 세계일주를 80일만에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기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모험 이야기입니다. 해저 2만리가 바다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전 세계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스펙타클하게 진행되는데요. 특히 반전이라 할 수 있는 결말은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공상과 상상의 세계로 이루어진 쥘 베른의 두 소설 속에는 실제로 과학으로부터 얻은 지혜가 가득한데요. 과학자들보다 더 정확히 미래를 그려내 실제로 많은 부분을 현실화시켰던 그의 소설들은, 오늘날까지도 대중들에게 상상의 씨앗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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