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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동화책속 프랑스여행/신사의 품격 책] 프랑스 작가들이 들려주는 동화이야기

책장을 넘길 때 마다 형형색색 상상의 나라가 펼쳐지는 동화책은 어린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에 담긴 꿈의 나무와 늘 함께 해왔습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9월 9일까지 이어지는 ‘동화책 속 프랑스 여행’전 또한 동심으로 빚어진 프랑스 동화책과 일러스트 작가들의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는 자리인데요. 어린이들은 물론 어린 시절을 거쳐 온 어른들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프랑스의 동화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프랑스가 담긴 예술세계

프랑스를 대표하는 동화책과 일러스트 작가 16인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알록달록 장난감 같은 매표소와 입구에서 나란히 방문객을 맞이하는 동물친구들의 모습 등 동화적인 느낌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에펠탑, 개선문, 퐁네프의 다리와 같은 프랑스를 상징하는 건축물들이 곳곳에 형상화 되어 있었으며, 그림을 소개하는 벽에는 각 작가들의 특징을 담은 일러스트 들이 크게 확대되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그림들이 아이들의 시선과 비슷한 낮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마음껏 즐기고 체험할 수 있게 배려했습니다.
작품수준은 기본적으로 동심에 눈높이가 맞추어져 있으면서도, 관람객 모두에게 많은 이야기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그림책에서부터 가지고 놀 수 있는 모형, 일러스트 영상에 이르기 까지 ‘예술의 나라’ 프랑스답게 곳곳에 실험적인 요소들을 담아내고 있는데요. 아이들에게는 현대 미술을 체험하며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어른들에게는 새로운 동심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동화책 속 프랑스 여행展
기간: 2012.07.15 (일) ~ 2012.09.09 (일)
장소: 세종 미술관본관
시간: 오전11시~오후7시30분 (단체관람 오전10시부터 가능)
문의: ㈜아트버스, 동화책 속 세계여행(02-730-4360)

프랑스 대표 그림책 작가 3인

- 프랑수아 플라스(Francois Place)
파리 미술학교에서 시각 및 삽화 디자인을 공부한 프랑수아 플라스는 그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말 그대로 작가이자 삽화가입니다. 조용하지만 강렬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그의 동화책들의 대부분은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수채화 그림으로 채워져 있는데요. 1992년에 발표한 <마지막 거인>으로 프랑스 문인협회 선정 대상(아동부문) 등 많은 상을 수상하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나팔 소리와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여섯마리의 송아지가 끄는 마차가 실려 다가오는, 아름답고 숭고한 거인 안탈라의 머리가 보였습니다.
나는 갑자기 온갖 소란 속에서 분노와 공포와 고통에 사로잡혀 침묵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깊이를 모를 심연의 슬픔, 그 밑바닥에서 감미로운 목소리가,
아! 너무도 익숙한 그 목소리가 애절하게 말했습니다.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마지막 거인’ 중-

플라스의 대표작 ‘마지막 거인’은 한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평화롭게 살던 9명의 거인들이 모두 죽음에 이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별을 꿈꾸는 아름다운 9명의 거인들은 몸에 다양한 자연의 무늬가 새겨지는 신비한 존재로, 그 자체가 자연으로 비유되는데요. 어린이들과 어른들도 함께 읽어야 할 작품으로 꼽히고 있는 이 작품은 다양한 상상의 세계와 함께 많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 조엘 졸리베(Joelle Jolivet)

조엘 졸리베는 일러스트레이션, 광고, 만화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 활동해 온 작가입니다. 1990년부터 동화책에 들어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녀는, 판화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체를 사용하는데요. 이번 ‘동화책 속 프랑스 여행’전에 작품을 출품하면서 한국에 처음 방문하며, ‘읽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 첫 번째 목표지만, 아이들이 책을 읽을 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새해 첫날 아침 일곱시, 집배원 아저씨가 초인종을 눌렀어요.
상자를 열어보니 펭귄 한 마리가 있네요. 이런 엉뚱한 선물이라니?
다음 날 아침 도착한 상자에도 이름과 주소가 없었어요. 그저 지난 번하고 조금 다른 쪽지와 펭귄이 있었지요.
다음날에도 또 다음날에도 한 마리씩 늘어나는 펭귄 덕분에 가족의 일상은 엉망이 되었답니다.
이 펭귄들의 정체는 무엇이고 또 누가 보내는 것일까요? 그리고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걸까요?

-‘펭귄 365’ 중-

조엘 졸리베의 대표작 ‘펭귄 365’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펭귄들의 모습을 담은 동화책입니다. 그녀는 이 동화책 속에서 지구온난화, 환경 문제, 이민자 문제 등 폭넓은 생각을 가지게 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소개했는데요. 동화책의 원조인 공주님과 왕자님의 헤피엔딩 스토리보다는, 아이들에게 세상 속의 이야기를 풀어내어 들려주고 싶다는 그녀의 마음이 잘 반영 된 작품들을 위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 세르주 블로크(Serge Bloch)

세르주 블로크는 유머러스하면서도 간결한 그림체로 유명한 일러스트 작가입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 속에 등장한 그림책 ‘나는 기다립니다’의 작가로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조엘 졸리베와 마찬가지로 이번 전시 일정에 맞춰 내한한 블로크는 사인회뿐만 아니라 직접 전시회 벽에 그림을 그려내기도 하는 등의 유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블로크는 한 인터뷰에서 ‘나의 작품은 대부분이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이며, 편안한 마음으로 유머 뒤에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함께 느껴달라’고 청했는데요. 타임지 커버에 사용된 삽화부터 뛰어난 작품성으로 UN본부에 전시되기까지 한 베스트셀러 ‘적’과 같은 자유로움을 담은 이야기들로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예술가의 정신, 사회적 문제, 재치와 유머 등 프랑스 그림책 속에는 참으로 많은 것이 담겨 있습니다. 각 작가들의 개성과 함께 버무려지는 이러한 책들의 첫인상은 조금 낯설게 다가오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신선하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마술을 부리는데요. 어릴 때 보았던 수많은 명작동화와는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프랑스 동화들과 함께 다가오는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이해 보시는 것은 어떨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