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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_quatorze

루이지엔의 씨네프랑스 영화 보기


■ 가슴이 따뜻해지는 프랑스 영화
 


프랑스 문화라는 것 자체가 낯설고 생소하던 나에게 좋은 기회가 닿아 씨네 프랑스전을 보고 왔다.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프랑스 영화의 이미지는 굉장히 고지식하고, 딱딱하며 예술적인 영화라는 느낌이었지만 이번에 본 영화를 통해 프랑스 영화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내가 본 영화는 '버터플라이'라는 영화였다. 이자벨이라는 나비를 쫓아 다니는 할아버지 나비 수집가와 꼬마 아이가 함께 나비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린 여행이다. 그저 영화 자체로만 보자면 색채나 구도가 굉장히 예뻤고 영화 내용 면에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슴에 와 닿는 게 많은 영화였다. 중간 중간에 머리 속에 남는 장면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할아버지가 총으로 사슴을 쏴 죽이는 사람들을 '밀렵꾼'이라 일컫으며 아이의 눈을 가리는 장면이었다. 이를 본 꼬마는 나비를 채집하는 할아버지를 보고 다시 '밀렵꾼'이라 말한다.


이 장면을 보고 가슴이 뜨끔 하였다. 우리는 돈이라는 명목 하에 동물들을 죽이는 사람들을 밀렵꾼이라 말하면서도 동물원에 동물들을 가두고 그 동물들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에게는 밀렵꾼이라 칭하지 않고, 또 밀렵꾼이 사냥한 동물들의 털로 만들어진 옷을 입는 사람들은 밀렵꾼이라 부르지 않는다. 직접적으로 동물들을 죽이는 사람만이 우리 사회에서 밀렵꾼이 아니라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밀렵꾼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자신이 밀렵꾼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할아버지가 나비를 채집하고 그 나비를 박제하는 것이 정당해 보일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나비를 죽이는 밀렵꾼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아이의 눈을 통해 할아버지의 행동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 것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또 다른 장면은 평생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못해준 것을 가슴 속에 상처로 남겨 둔 할아버지는 꼬마의 어머니에게서 그의 모습을 본 할아버지는 가서 사랑한다고 말을 하라고 진심 어린 충고를 남기는 장면이다. 영화에서 자식들은 부모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가 쉽지만 부모들은 가끔 자식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의 우리들은 어떠한 지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말을 하였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점점 나이가 먹으면서 낯부끄럽다는 이유로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아마 이건 변명일 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사랑한다'라는 말 한마디가 가끔씩은 세상에서 가장 하기 힘든 말인 것 같다. 진심이 담겨있지 않으면 장난스러운 말이 되기 쉽고, 진심을 담으면 입에서 불쑥 나오기 힘든 말이기 때문이다. 나비를 찾으러 가는 여정을 아이와 함께 하며 할아버지의 닫혀있던 마음을 연 것은 아마 아이가 할아버지를 정말 좋아하면서 '좋아한다'라는 표현을 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오랜만에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를 보면서 프랑스 문화의 색다른 매력도 느낄 수 있었고 여러 교훈도 느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또 다른 프랑스의 매력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행복이라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영화
고집 센 나비수집가의 여행, 맹랑소녀가 끼어들다! 눈과 마음으로 담고 싶은 아름다운 영화이다.
영화의 장르는 드라마,코미디였다. 그래서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자주터져 나왔다. 그분들 대부분은 특히 아이를 좋아하는 관객들임이 분명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주근깨가 얼굴 가득 그림을 그려놓은 귀여운 어린 소녀 엘자(클레어 부아닉)와 나비수집 광인 고집쟁이 할아버지 줄리앙(미셀 세로)의 7박8일 간의 좌충우돌 여행기였다.


환상의 황혼나비 '이자벨'을 찾아 산 속을 찾고 또 헤메는 과정에서 관객들은 멋진 알프스의 경치를 커다한 스크린을 통해 감상하며 할아버지에게 퍼붓는 맹랑소녀의 끊임 없는 황당하고 귀여운 질문과 맹랑한 핀잔에 관객은 웃음을 금할 수 없었다. 영화 중간과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에디트 피아프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엘자가 에디뜨 삐아프의 유명한 샹송'사랑의 찬가'를 혼자 능청스럽게 흥얼거리며 부르는 장면 또한 어른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 영화의 큰 선물 중 하나는 황혼나비 '이자벨'의 부화장면이다. 컴퓨터 조작 없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황혼나비 '이자벨'을 찾아 온 산을 헤메었지만 자신의 집에 황혼나비의 애벌레가 있었음을 나중에 알았고 엄마의 무관심에 빨리 조숙해져 버린 엘자도 나중에야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알게 되었는데 엘자의 엄마의 이름 또한 '이자벨'이었던 것이다. 할아버지와 엘자 모두 '이자벨'을 찾아 먼 길을 돌아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이렇게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메시지로 이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리고 이 영화의 백미는 영화가 끝난 후 흘러 나오는 버터플라이의 테마곡 'Le Papillon(나비)'가 아닐까 생각한다.영화의 두 주인공이 직접 부른 이 곡은 아이의 귀여움과 할아버지의 푸근함이 멋지게 조화를 이룬 예쁜 곡이다.